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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회, 그리고 신앙.
지난 여름 한국에서 보낸 3개월 간의 시간은, 내 인생의 여러 크고 작은 계획들과 여러 생각들, 기준들을 바꿔놓았다.

그 시간동안 가장 힘들었던 부분, 그리고 지금까지 괴로운 부분은 내가 과연 "기독교인" 이란 정체성을 가져야 하는 것일까.. 하는 점이다. 여전히 예수님은 닮고 싶은 분이고 따라가고 싶은 분이고 또 믿게 되는 분이다. 하나님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내가 고민하는 건 그 신앙을 과연 내가 "기독교"라는 이름 아래서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내가 직접적으로 아는, 그러니까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분들 중에 거의 유일하게 존경하는 분인 이학권 목사님은 하나님을 "기독교"라는 종교가 독점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하신 적이 있다. 사실 하나님을 믿는 다는 것이 제도화가 되면서 여러 문제가 생겼고, 하나님을 더 잘 믿기 위해서가 아닌, 자신이 속한 기관, 집단을 강하게 하고 내실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교회라는 집단 속에도 여러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같은 하나님을 믿고 그 분의 진리를 따르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 위한 주안에서의 동지가 아닌, 같은 "기독교인"이라서, 같은 "교회"를 다녀서 한 편이 되고, 같은 편이 힘을 가지면 나도 좋으니까 그렇게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힘을 실어주고.... 

사실 예수님이 당시에 분노하며 꾸짖으셨던 바리새인들이나 성전의 모습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과연 요즘 교회에 하나님이 있나? 사실 한국에서는 "기독교"라는 종교가, 그리고 교회들이 하나님을 제대로 배워가고 알아가는 데 더 방해가 되는 거 같았다. 
기독교 인이라는 사람들이 말하는 하나님, 그리고 교회에서 선포하는 하나님의 모습... 사실 그런 하나님이라면 믿고 싶지 않더라.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하는 짓거리들을 보면 그런 마음이 더더욱 깊어졌다. (뉴라이트, 2MB, 그리고 여러 큰 교회들, 그리고 그들을 지지하는 내가 만나는 어른들...)

요즘 그런 고민들, 생각들을 조금씩정리하고 있는 단계인데, 책꽂이에 있는, 언제 샀는지 기억조차 안나는 존 스토트의 "나는 왜 그리스도인이 되었는가" 를 우연히 집어들고 틈틈히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솔직히 너무 뻔한 이야기이고, 다 아는 이야기이고, 또 예전에도 읽었던 책이라 심드렁...하면서 읽고 있는데 눈에 확 들어온 부분이 있었다.

"기독교의 주장은 본질적으로 그리스도의 주장입니다. 저는 굳이 '기독교'를 하나의 체제로, 혹은 '교회'를 하나의 제도로 옹호랄 마음이 없습니다. 교회의 역사는 영웅적 행위와 수치스런 행위가 뒤섞인, 한편으로는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괴로운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독교의 중심이자 핵심인 예수 그리스도를 부끄러워하지는 않습니다 (p.40)"

"예수님은 우리 같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그분은 제도권을 가차없이 비판하셨습니다. 그 분은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에 열성적이셨습니다. 그분은 사회의 낙오자들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분은 남들이 멸시하고 무시하는 그 사람들을 긍휼히 여기셨습니다... (p. 40)." 


기독교의 주장이 본질적으로 그리스도의 주장이라.... 
저자의 다른 말들은 대부분 수긍이 가지만, 솔직히 난 요즘 과연 한국의 기독교라는 종교가 그리스도를 따르는 종교인지 조차도 모르겠다. 

정말 한국 교회가 그리스도를 따르고 있을까? 
종교를 이용한 거짓 자기 위안을 주고 그 안에서 또 결속해 어려운 이들을 돌아보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힘을 키우고 결국 그 어려운 이들이 갖고 있는 2페니 까지도 다 가지고 가버리는... 그런 정치적 집단이 아니고?

솔직히 교회를 자신의 부와 힘에 이용하려는 눈에 띄는 몇 사람들이나 자기 위안이나 하자고 교회 가는 속편히 사는 사람들 말고도,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 조차 교회에 가면 사람들이 이상해 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도 그중 하나...)
그동안 교회 안에서, 혹은 종교와 관련된 집단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고 또 종교와 상관없는 곳에서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하지만 교회와 관련된 그 많은 기관에서 만난 이들은 오히려 사람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종교나 자신의 신념을 통해 자신을 정당화 하고 또 그 종교를 이용해 다른 이들을 공격하더라. 기독교인이라도 교회 밖에서 만난 사람들을 오히려 좋았던 경우가 많았는데 교회 안이나 종교적 성격을 띤 기관 (한동대 같은...) 안에 사람들이 들어가면 뭔가 이상하게 변하는 걸까?

아직도 내 생각은 정리되지 않았고, 다행히 하나님께서는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나에게 말씀해 주시고 위로해 주시고 또 빛을 비춰주신다.

그리고 사실 걱정될만도 한 지금 나의 상황을 옆에서 다 보고 있는 울 신랑은, 여전히 나를 믿어주고 있고 오히려 신앙이 더 강해 지려는, 하나의 성장통이라며 흔들리는 나를 잘 받쳐주고 있다.

예전에는 구원이라는 게 신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만 가능한 건줄 알았는데, 이 사람은 진정한 구원이 어떤 건지, 삶 속에서 보여준다. 아.. 이런게.. 이런게 구원이구나. 내 존재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사랑받게 되는... 그래서 나의 악한 부분까지도 다 해결이 되는 거 같은...

이제 정말 몇주만 있으면 30대가 된다. 30대의 나는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까..
밑에 첨부한 자우림 음악처럼... 이런 얽혀있는 내 고민들이 과연 풀릴 수나 있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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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대한 욕구는 삶에 대한 애정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 남기고 싶은 순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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