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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도에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


    우리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 강요되지 않는 한

    참된 진보를 위해 용기를 발휘하지 않는다. 


                                          - Friedrich Engels 


한동안 난 삶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가 충만했었다.
한국 뉴스를 완전히 끊었기 때문이다. 내 삶 속만 본다면 특별히 불만인 부분이 없지만 요즘 한국 돌아가는 거 보면 홧병에 쓰러져 악소리를 내도 부족할 판이어서 한동안 뉴스를 아예 보질 않았다. 수인언니는 미디어 공부한다는 사람이 뉴스도 안보냐고 하셨지만... 그래 나도 안다. 그래도 내가 대학에서 매스미디어 전공하는 박사과정 학생인데... 강의도 하고 있어서 애들은 날 "Professor Yoon" 이라고 부르는데... 난 애들에게 뉴스 보라고, current event 알아야 한다고, 세상 돌아가는 걸 아는 건 informed citizen 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노래를 불렀는데... (특히 지난 학기 개론과목 가르칠때..) 이런 내가 미국 뉴스쪽엔 귀를 열어뒀지만 한국쪽은 아예 닫은 것이다. 왜? 속터지니까.. 목잡고 뒤로 쓰러지니까... 홧병이 벌써 몇번 나를 지나갔는데 더 이상은 못 버티겠으니까....

오늘 오빠는 시험있어서 학교에 갔고, 어제 애들에게 중간고사를 치르게 한 나는 오늘 있었든 office hour 도 취소하고 집에 있었다. 마법에 걸려 진이 다 빠져있었는데 초반부에 쉬지를 못해서 넘 지쳐있던거다. 집에 있으면서 하루중 절반은 침대에서 낑낑대고, 나머지는 내일까지 교수님한테 내야 하는 리포트 쓰다가 중간중간 친구들 블로그들도 보고... 그러면서 봄방학을 맞이한 여유를 살짝 즐겨주고 있었다. (담주 한주간이 봄방학인데 수업이 월 수 있고 금요일마다 연구실 프로젝트가 있지만 금요일 프로젝트모임이 이번주는 취소되서 오늘부터 난 방학인 것이다. 오빤 셤 끝난 오늘 밤 부터~~)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한국 뉴스를 봤다. 그리고 다시 목을 잡게 됬다. 욕도 나왔다.

1930년대 독일국민들을 우린 다 나치로 기억한다. 하지만 히틀러는 원래 그렇게 지지율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우린 그 당시 독일인들이 아주 소수를 제외하곤 다 피도 눈물도 상식도 없는 몰상식하고 잔인한 나치였다고 생각한다. 2008년 2mb 를 뽑은 대한민국 국민을, 그리고 2009년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이들을 역사는 어떻게 기억할까? 후대까지 갈 필요도 없다. 지금 외국에서 보이는 한국은 얼마나 유치하고 저질스러운지...

난 2008년에 2mb를 대한민국 국민들이 뽑았을때 다행히 (?) 한국에 없었다. 하지만 근래 대한민국 역사 중 가장 무식하고 이기적이고 한심한 국민적 결정에 힘을 쏟은 국민 중 하나로 역사에 기억되겠지.. 내가 요즘 늘 얘기하지만 2mb 은 박정희나 전두환보다도 더 심각한 거다. 사실 난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어떻게 국민투표로 저런 인간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나고...  내가 보기에 그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미친짓은 선거에 조금만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모두 미리 예측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예전에도 여기에 쓴 적 있지만 내가 놀란 건 이명박이 하는 미친짓이 아닌 이명박을 욕하는 국민들이다. 2mb 는 원래 저런다고 했고 지가 한다고 한 일을 하는 것 뿐인데 왜들 그렇게 분노하는지... 2mb 이 진정성있는 애국심으로 나라를 위할 거라고 설마 순진하게 생각했던 건 아닐테고....

    우리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 강요되지 않는 한

    참된 진보를 위해 용기를 발휘하지 않는다. 


                                          - 엥겔스


아니 도대체 지금이 견딜수 없는 고통이 아니라면 언제란 말인가?

지금 대한민국에 발을 딛고 있는 사람들은 내가 지난 여름과 겨울 시달렸을 그 지독한 상실감과 분노를 안 느끼고 있단 말인가?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은, 그 천박하고 기가막힌 이기심으로 그냥 자기 집값 떨어진거만 억울하고 유학나간 자식들 환율 오른것만 걱정하고 있을까? (그래, 난 그들의 동기가 천박하고 이기적이라고 밖에 안 보인다. 그냥 나 하나 잘 살겠다고 그러는 거니까.) 아니면 자기들한테 뭐가 득이 되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뭔가 좋아지겠지라는 무책임한 무식함으로 여전히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자고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을까? 아니면 세상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면 몸에도 안 좋고 화가 쌓이니까 다 좋게 좋게 봐야 한다고, 기도나 하자고 하는 걸까?

한국을 영원히 뜨고 한국에서 연결됬던 모든 것들을 끊어버리는 걸 심각하고 고민하고 있는 요즘, 나도 내가 욕하는 이명박을 뽑았던 사람들의 그 천박한 이기심과 나라도 살고보자는 욕심에 다시 한국 뉴스를 끊으련다. 일단 나부터 내게 주어진 삶을 살아야 하니까.... 그렇지 않으면 한국과의 연결끈을 끊기 전에 내 목숨줄이 끊어질 거 같으니까...  사실 정말 큰 그릇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런 상황속에서 역사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감지하고 이 땅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를 찾았겠지만... 이게 도피일 수도 있고...   

암튼 원래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대해 큰 애정이 없었고 워낙 이 땅에 태어나 내 역할은 남조국이 아닌 북조국에 있다고 생각한지가 벌써 10년이 지났기에 그쪽 비전에 좀더 충실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하다. 애정이 그리 크게 남아있지 않았던 대한민국에 이렇게 크게 절망한 이유는 이명박을 뽑은 건 최소한의 양심과 도덕이 사라졌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건 애국심과는 별개의 문제다. 그리고 지금 이명박과 그의 패거리가 하는 짓은 니들이 생각없이 대통령 뽑았으니 나도 생각없이 내 맘대로 하겠다는 걸로 밖에 안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귀를 막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이 기가막힌 소식들을 매일 들으면서 그 삶을 버텨내고 있는 많은 한국인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물론 그들이 다 자초한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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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대한 욕구는 삶에 대한 애정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 남기고 싶은 순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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