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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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에 해당하는 글(2)
2008.09.21   짝꿍아~ 1
2008.09.06   TA 와 instructor 의 차이... 1


짝꿍아~

더 까칠해져도 된다고 해서 고마워.
내 생각, 내 마음, 이 상태 그대로 받아주고 이해해줘서 고마워. 

내 평생 사는 동안 "이렇게 변해야 한다" "너의 이런점은 이러저러하게 발전시켜야 한다" "넌 참 유별난 애다" "넌 참 특이한 애다"  라고 옆에서 떠들어대면서 날 괴롭히던 사람들을 같이 무시해주고, 나라는 사람이 더 나아질 필요 없이 그냥 지금 이대로가 최고라고 말해줘서 고마워. 

늘 뭔가 더 변해야만 할 거 같아 내 평생이 초조했고, 나에게는 변하라고 하면서 본인들은 그 기준에 맞춰 살고 있지 않는 모습을 보며 늘 맘이 복잡했는데 당신이랑 같이 살고 나서 나 자신만으로 편안해 졌고, 또 나에게 변하라고 말했던 사람들을 무시하는거에 대한 죄책감이 사라졌어.

내 색깔을, 내 모습을, 내 시선을 그냥 이해해줄 뿐 아니라 좋아해주고 지지해 주고 박수쳐주고 지켜나갈 수 있도록 힘을 줘서 무엇보다 가장 고마워.

언젠가 당신이 내게 했던 말, 세상을 다 버리고 나를 선택하라면 그렇게 하겠다고 했던 당신의 그 말...
이젠 내가 당신에게 할 수 있을 거 같아.

당신 하나면, 넘치도록 충분해. 
사랑해.


TA 와 instructor 의 차이...

템플와서 TA 하면서 만난 애들을 얼추 계산해 보니 1000 명 정도 된다.
난 항상 제작수업 조교를 하고 싶다고 신청을 했는데 이상하게 제작수업 조교는 제작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애들한테 돌아가고 -.- 난 BTMM 이나 journalism 과에서 열리는 대형강의 조교만 계속했었다. 제작수업 TA 했으면 그 인원수가 엄청 줄었을텐데... 제작수업 TA 하다보면 아무래도 문제 생길때 오빠에게 SOS 칠 일이 많았을 거구 (지금 우리 연구실에서 컴퓨터 관련 문제 있음 울 신랑이 해결해주듯이) 그걸 미리 아신 하나님께서 오빠 공부할 시간 확보해주기 위해 그러신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암튼  한번은 언론학개론 수업 조교하는데 필수과목이라 교수가 학생들이 듣고 싶다는 데로 다 받아주다가 296명의 학생이 수강한 적도 있었다. 물론 나 혼자 조교한건 당연히 아니고 모두 3명의 조교가 있었지만 정말 정신없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하지만 그때 정신없었던건 지금 수업하는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대학교에서 처음으로 내 이름을 걸고 강의를 하고 있는데, 원래 예정되어 있던 것에서 갑자기 하나를 더 가르치게 된데다 TA 로 일해본 적 조차 없는 수업이라서 처음에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다행히 예전에 이 수업을 강의했던 수인언니가 자료를 한가득 주셔서 한시름 놓긴 했지만, 책도 바뀌고 내가 그동안 학생으로서, 조교로서, 그리고 선생이나 강사로서 생각했던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실제 강의에서 적용하려면 생각보다 준비해야 할것들이 많다. 솔직히 말하면 요즘 다른 건 아무것도 못하고 강의준비만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하다보면 조금씩 나아지겠지.... 하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직접 내 수업을 갖고 대학생들을 가르쳐보니 조교할때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다. 사실 대학다닐때 모범생 비슷하게 생활했던 나로서는 TA 하면서 만나는 뺀질대고 불성실한 학생들이 너무 한심하게 보였다. 학생들이 워낙 많다 보니 아이들 이름을 기억하는 건 불가능했고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해서 애들이 반갑게 인사하고 지나가면 "도대체 내가 쟤를 어디서 만났더라..." 하고 (속으로) 갸우뚱 거리며 (겉으로는 활짝 웃고) 인사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내 학생들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자체가 달라지더라. 애정도 막 생기고, 하나라도 더 쉽게, 잘 가르쳐 주고 싶은 맘도 생기고, 도와주고 싶은 맘도 저절로 생겼다. 아직 2번밖에 수업 안해서 학기가 흐를 수록 내 맘이 어떨지 자신할 순 없지만, 그래도 애들 얼굴이랑 이름도 빨리 외우려고 노력중이고 (40명이나 된다 -.-) 수업준비도 성실하게 해 가려고 애쓰고 있다. 

정말 다행인건, 강의하는게 막 떨리고 긴장될줄 알았는데 첫 시간부터 내 맘이 믿을 수 없을 만큼 편안했다는 것...

없는 걱정도 만들어서 하는 내 성격상 엄청 떨릴 줄 알았는데 긴장도 별로 안되고 그냥 참 편했다. 기분도 좋았고 강의 하는 그 순간이 행복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강의 준비말고도 해야 할것들이 많은데 이러고 있는 다른것에 신경못쓰는 상황이 걱정되지만... 어쩌겠는가. 급한불 부터 꺼야지...

참고로 울 신랑도 이번학기부터 강의한다. Instructor 는 아니고 Lab 조교인데, Lab 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직접 가르치는 것이다. 공부만 따라가기도 벅찰텐데 강의계획서 만들고 (근데 그걸 왜 조교가 하는지 이해가 안됨) 자기가 가르쳐야 할거 생각하면서 걱정하는 신랑을 보니 맘이 짠하다. 자랑스럽기도 하고... 내 강의보다 더 떨리기도 하고... (신랑 강의 걱정하느라 내 강의에 대한 걱정이 안되는 걸까? 흠....)

암튼 지금까지 그랬듯이 뭔가 아슬아슬 했지만 항상 너무 잘해왔던 신랑이기때문에 이번에도 결국은 잘 할걸 안다. 하지만 그렇게 잘 해내기 위해 엄청나게 고생하는 걸 옆에서 그대로 지켜보는 나로서는 맘이 마냥 편하지는 않다.

우리둘다 이번학기 잘 보낼 수 있겠지? 늘 그랬듯이... 숨이 좀 많이 차겠지만..... 중간에 숨 고를 시간도 있었으면...

정말 정말 화이팅~!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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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대한 욕구는 삶에 대한 애정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 남기고 싶은 순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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