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야 할 것들...  
Front Page
Tag | Location | Media | Guestbook | Admin   
 
'Roosevelt University'에 해당하는 글(1)
2010.08.26   첫 직장에서의 10일... 1


첫 직장에서의 10일...

1.
학원에서 아이들도 가르쳐 봤고, 템플에 있을 때도 강의는 했었지만 그건 아르바이트였고 시간강사였을 뿐이었다. 

이제서야 정식으로 "내 직장" 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을 한국나이 31, 이곳나이로 30에 처음으로 갖게 됬다.
친구들에 비해 늦은거지만 그래도 교수라는 직업이 원래 그런거다 보니 신입교수들 중에서도 꽤 어린 편에 속하더라.

암튼 빠르다면 빠르고 늦다면 늦은 첫직장을 갖게 된지 열흘이 지났다. 
학기는 담주에 시작하지만 정식 계약은 8월 15일 부터 였고 16일부터 이틀동안 신입교수 오리엔테이션, 수요일은 우리 과 (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들 전체 모임이 있었으니 일한지 열흘이 된거다. (이런 것도 일이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티 내면 안될 거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숨기기 힘들만큼, 날아갈 듯 기쁘다. 마치 내가 꼭 있어야 할 곳에 있는 듯한... 그런 기분.

2.
위키피디아에서 내가 일하는 Roosevelt University 를 찾으면 "Roosevelt University is a progressive non-profit private university with two distinct campuses in Chicago and Schaumburg." 라고 시작한다. 미국의 많은 학교들이 (특히 도시에 있는) 자신들을 진보적이라 하지만 말 뿐인 경우가 많다. Roosevelt Univ. 에 인터뷰 하러 왔을 때, 학교가 사회정의에 얼마나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지, 그걸 티칭과 연구에 접목시키려고 어떻게 노력하는지에 대한 설명 들을 때 꽤 인상적이었는데, 오리엔테이션동안의 시간들과 여러 학교사람들을 만나보니 이곳 사람들은 사회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정말로 고민하고 노력한다는 걸 알수 있었다. 이 사람들이 실천하려고 하는 사회정의는 추상적인 어떤 개념이 아닌, 학교를 운영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하는데 있어 가장 근본이 되는 중요한 축이었다. 지역사회 속에서 실천하는 사회정의 뿐 아니라, 교실안에서도 학생들의 목소리에 좀더 귀 기울이고 학생들이 이런 사회정의를 전공을 통해 실천하도록 하려는 노력들이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처음으로 참석한 교수회의도 인상적이었다. 중간에 잠깐 쉬긴 했지만 학기 첫 모임이어서 3시간 30분정도 이어진 회의였는데, 전혀 길게 느껴지질 않았다. 첫 회의여서 긴장해서였을 수도 있고 분위기 파악하느라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동안 들어왔던 정치적이고 서로 감추려 하고 파워게임의 연속인 경우가 많다던 교수회의가 아닌, 정말 사이좋은 동료들끼리 하는 회의인 거 같아서 좋았다. 또 회의 내용역시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려는 교수들의 마음들이 계속 드러나서 더 좋았었을지도...

학교에 대해 알아갈 수록, 사람들과 친해질 수록, 이곳에 대해 조금씩 배워나갈 수록, 감사한 마음, 빚진 마음이 잴 수 없을 만큼 커져 간다. 내 능력에 비해 과분한 곳에 온것만으로도 뭐라 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한데, 기대이상으로 학교가 너무좋다! 이게 꿈이 아니란게 이상할 정도로...  

3.
이제 학기가 시작되면 바빠지겠지. 다들 박사공부할 때가 좋았다고, 교수로 임용되면 그때랑 비교할 수 없을만큼 바빠진다고들 하던데, 벌써 그럴 기미가 보인다 ^^ 
시간이 지나면 지금은 이렇게 좋아보이는 동료들 중에도 날 힘들게 하는 사람이 생길 지 모른다. 하지만 뭐 어때. 그것도 삶의 한 일부분인걸...  그런것도 entertainment 라고 생각하면 휙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속으로 궁시렁 궁시렁 투덜되기도 하면서...

한가득 받은 명함들이 동이나서 새 명함을 신청하고, 학교에서 임용선물이라고 준 내 책상위의 작은 화분속의 bamboo가 커질 때 즈음에는 지금처럼 모든게 새롭고 신기한 단계에서 벗어나 이곳의 생활이 내 일상으로 자리잡고 익숙해 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느끼는 이 감사함, 빚진 마음은 잊지 말아야지. 그리고 이 마음들을 모아 내가 중요하다고 믿는 것들을 본격적으로 실천해 나가야 겠다.



BLOG main image
기록에 대한 욕구는 삶에 대한 애정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 남기고 싶은 순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Notice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103)
삶 속에서 (31)
내 마음.. 내 생각.. (36)
보고 읽고 느끼고 (10)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6)
그저 은혜일뿐... (9)
 TAGS
대학의 본분 내 수업 이번학기 부끄러운 기독교 책보고싶다 미친선거 교육시스템 부끄러운 대한민국 쿨한어른 Pittsburgh 말씀 열성 짝꿍 여행 막나간다 민수기 미디어 리터러시 신랑 북조국 행복 Ph.D. Candidate 결국 미쳤군 이번 학기 취향분석 밤새기 Roosevelt University 내신랑 로마서 나의 몫 남조국 소망 혼자사는 즐거움 늙어감 이렇게 살거야 템플 proposal defense 경직된 한국 난 그렇게 늙지 말아야지 독서노트 은혜
 Calendar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Recent Entries
 Recent Comments
 Archive
 Link Site
따미
별관
Exploring ...
still life phase 2
Media Literacy
함께 잘 다니는 교회
Anna
 Visitor Statistics
Total :
Today :
Yesterday :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