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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대통령.
오늘 내가 일하는 Media Education Lab 에게 Verizon 이 펀딩 주는 증정식이 있어서 오랜만에 연구실 사람들이 다 모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 걸 알고 먼저 물어보는 친구도 있었고 아예 모르는 친구들이 옆에서 얘기듣고 놀라기도 하고...
암튼 우리 연구실에서 나랑 한국 정치를 가장 많이 얘기하는 우리 지도교수님에게 그랬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이라기 보다는 그냥 국민의 실수, 혹은 실패이고, 우리의 진짜 대통령은 노무현인데, 그가 이제 없어서 너무 힘들다고... 대한민국은 이제 대통령이 없는 나라가 됬다고...

내가 얘기한것도 있지만 이곳에서 보도되는 내용들만으로도 (특히 뉴욕타임즈) 이명박 대통령을 부시와 동급의 미친x로 취급하는 울 지도교수님, 내 마음을 이해하시고 함께 슬퍼해 주셨다. 담주에 만나기로 했는데 논문 가져오라고 안하시는 걸 보면 지금 내가 논문 손도 못대고 있는 걸 이해하시는 듯... (지난 번 까지만 해도 논문 빨리 쓰라고, 담번에는 얼마큼 써와라~ 이런식으로 항상 말씀하셨었는데...)

이제 더이상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기사를 보지 않겠다고, 이젠 내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다짐에 다짐에 또 다짐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 노무현 대통령의 예전 사진들이랑 관련된 기사, 글들을 찾아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가 미치도록 보고싶다. 보고싶어 미치겠다. 누군가의 죽음이 이렇게 슬퍼본적이 없다. 그의 정책들 중 지금 다시 생각해도 동의할 수 없는 것들이 있고, 솔직히 그가 다 옳았던 건 분명 아니지만, 이 먼곳에 있는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만큼 슬프고 아프고 그립다.
생각해보니, 그건 그에게서 나는 사람냄새와 진심의 향기가 전해지기 때문인거 같다. 사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끌리는 건 진심이 통해서이지 그가 100% 옳아서가 아니다. 사실 다우미 오빠와 나도 연애시절 여러번 헤어질 뻔 했는데 그 첫번째 사건은 오빠와 나의 다른 정치적 견해때문이었다. 솔직히 자세한 얘기를 여기에 쓰기는 싫지만, 암튼 난 오빠와 헤어질 마음을 완전히 굳혔었고, 예전의 나였으면 분명히 헤어졌을텐데 결국 내가 돌아선건 그의 진심어린 마음이 느껴져서였다. 그 당시 사건을 아는 친구중 한명은 어떻게 계속 사귀냐고 신기해 하기도 했는데, 결국은 그게 마음이더라. 마음이 통하니까 연애하면서 서로의 생각에 귀 기울이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서 맞춰지게 되더라. 2002년 10월달에 만나 2005년 6월에 결혼한 우리 부부, 요즘도 세상 돌아가는 얘기가 우리 부부 대화의 절반을 넘는데, 이젠 생각이 참 잘 맞는다. 지금도 물론 모든 것에 대한 의견이 같은 건 아니지만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고 배워가면서 그렇게 매일매일 더 가까워지고 있다.

노무현대통령도 그런게 아닌가 싶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아파하고 슬퍼하고 분노하는 상황을 한가지로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이유중 하나는, 바로 그의 마음이 전해져서가 아닐까?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많은 이들이 노무현대통령의 정책들과 통치방법을 다 지지해서 그런건 아닐거다. (물론 오늘도 삽질하고 있는 2mb 에 비하면 10점만점에 100만점 대통령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들이 이렇게 슬퍼하고 아퍼하는 건, 노무현 대통령의 진심을 보고 느꼈기에, 그가 그렇게 애써서 이루고자 하는 그 어떤 것을 이젠 알 수 있을 거 같기에... 그래서 그런게 아닐까?

그렇게 우리와 마음이 통하던, 아니 통하기 위해 자신의 진심을 보여줬었던, 그리고 외면하는 이들을 원망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길을 성실하고 한결같이 걸었던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없어졌다. 시간이 지나면 다음 대통령을 또 뽑게 되겠지. 난 개인적으로 재외국민에게 투표권을 주는 건 미친짓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왕 생긴 투표권, 절대 헛되게 하지 않을거다. 오늘 오빠랑 약속했다. 투표장소가 비행기로 가야 하는 것만 아니라면, 다음 대선때 꼭 투표하자고. (기준은 하루종일 운전하더라도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느냐 없느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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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대한 욕구는 삶에 대한 애정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 남기고 싶은 순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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