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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생각할 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그 분이 돌아가시고 방송국에서 특집방송들을 많이 한거 같아서 하나씩 차곡차곡 찾아 보고 있다.

그렇게 엄청난 삶을 사신 분께서 "인생은 생각할 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고 일기에 쓰셨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그 분은 도대체 삶의 어떤 부분이 아름답다고 느끼신 걸까? 역사가 과연 발전하고 있는걸까?

다들 그러지..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진실을 알려줄 거라고... 난 더이상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역사도 결국은 가진자들이 쓰는 거니까.. 현실속에서 억눌린자들의 소리는 역사속에서도 억눌릴 가능성이 크다.

난 정말 이 모든것이 점점 더 지긋지긋 해진다.

처음 공부라는 걸 계속하겠다고 맘 먹고 유학을 결정할때만 해도, 정치적으로 워낙 보수적이고 나와 완전 다른 시각을 가진 식구들에게 "교수"라는 직업을 위해서 공부하겠다고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 이야기만 나오면 빨갱이 운운하시는 분들과 무슨 말을 하겠는가. 이런 주제로 별로 관심없다고 생각했던 엄마에게 솔직히 내 꿈을 말했다가 지하철에서 사람들 구경거리 되면서 크게 싸운적도 있고... 본인 의견과 다르면 소리부터 질러대시는 아빠와 아빠식구들과는 워낙 이런대화가 안되서 포기한지 오래고... (평소엔 그냥 귀로 흘려듣고 말지만 식구들이 워낙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말씀하실땐 나도 돌아버려서 결국 목소리 높이고 싸우게 된다.) 암튼 "교수" 라는 직업이 나의 꿈을 이루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거쳐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꿈은 아니었다. "교수"라는 직업이 아니어도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면 굳이 교수가 될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직업이 필요하고 지금 학생들 가르치면서 생계를 해결하는 것 처럼 결국 언젠가는 교수라는 직업으로 먹고 살게 되겠지.. 가르치고 연구하는게 적성에도 잘 맞는 거 같고.. 일단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고.. 아직 박사학위가 없다보니 학부생들은 "professor Yoon" 이라고 불러주는데 맨처음 학부강의 했을 때 아이들이 그렇게 불러줄 땐 심지어 뭔가 뭉클하기도 했었다. 특별한 다른 길이 보이지 않는 한 언젠가 박사가 되고 또 교수라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게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언젠가 지금 내가 꿈꾸고 있는 그 곳에 갈 수 있는 길만 열린다면 교수라는 직업따위 미련없이 버릴 수 있다.  

비슷한 맥락으로, 요즘은 내 꿈을 이루는데 한국이 방해가 된다면 굳이 한국을 바라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권이 바뀌면 나아질거라 하지만 2009년도에 2mb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라는 걸 하고 있는 걸 보면 한국에 들어가는게 정말 큰일날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 1998년도부터 변한적 없었던 내 꿈이, 내가 한국이라는 사회에 갇혀버리면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꿈이 될 거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분의 말씀처럼 역사가 발전하면 좋겠지만, 그럴 거 같지 않으니까... 지금 일상속에서 느끼는 행복감과 삶의 기쁨들 마저도 한국에선 느낄 수 없을테니까... 그리고 작년 여름과 지난 겨울, 한국에서의 나는 미국에 있을때 보다 훨씬 더 불행했으니까.. 다행히 신랑도 요즘 한국에 대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중...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일기를 쓰셨을 때 그분은 어떤 마음이셨을까? 어떤 생각을 하고 계셨던 걸까?
나도 내 삶이 끝나갈때 "역사는 발전한다" 라고 할 수 있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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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대한 욕구는 삶에 대한 애정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 남기고 싶은 순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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