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학생들이 다니는 민족학교에 대한 다큐멘터리인, "우리학교"를 봤다.
나 혼자 울면서 웃으면서 그렇게 한번 보고, 수업시간에 아이들과 한번 더 봤다.
생각보다 심드렁한 아이들의 반응이 궁금해 이유를 물어보니 그 친구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이야기란다. 혹가이도에 있는 조선학교에 대한 다큐라는 걸 알자마자 선화가 그러더라. "북한에선 저런 교포학교들 많이 도와줘요."
재일교포들의 이야기가 이미 익숙하고 재일교포들이 하는 공연도 본적있는 이 아이들에게 우리학교는 신선한 감동과 충격이기 보다는 다 아는 이야기였던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계속 살아왔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재일교포들의 이야기는 그리 익숙한 이야기는 아니다. 고향은 남한이지만 마음으로는 북한에 더 가깝게 느끼는 아이들을 재일교포 아이들을 보며, 그리고 북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낯선 스토리가 아니라는 내 학생들의 말을 들으며, 이곳에서 태어난 내가 참 많이 부끄러웠다.
그나저나… 한반도에 있는 이들도 지키려 하지 않는 민족성을 일본에 있는 그들은 왜 지키려고 하는 것일까? 요즘 내가 느끼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은 너무 하찮고 보잘 것 없는 것처럼 되어 버렸는데.. 이곳에 있는 이들도 우리 것을 지키지 않는데… 지키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버리려고 하는데… 우리학교 아이들이 졸업여행을 북이 아닌 남으로 온다면 그들은 과연 이곳을 우리민족이라고 느낄 수 있을까?
작품 자체는 유쾌하고 감동적이다. 그리고 긴 여운을 준다. 여러 가지로 생각거리, 고민거리를 많이 안겨주는 작품. 안 보신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DVD 를 4500 장 찍었다는데 웬만한 곳들은 다 품절이다. 한국독립영화협회 (02 / 334 - 3166)에는 아직 남아있는게 있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구입해도 후회 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