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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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내 생각..'에 해당하는 글(36)
2009.05.25   내 생애 최고의 대통령을 떠나보내며... 2
2009.03.27   이건 정말… 1
2009.03.14   생각들...
2009.03.06   2009년도에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 3
2009.02.02   내 상태...
2009.02.02   30 살이 된 나의 요즘모습.... 2
2008.12.20   그냥...
2008.12.13   기독교, 교회, 그리고 신앙. 3
2008.11.05   부러운 미국... 2
2008.08.28   정말 웃긴 그들만의 긍정적인 사고방식! 1


내 생애 최고의 대통령을 떠나보내며...
꼭 이런날만 잘 안되는 인터넷을 연결시키기를 수십번 반복하며 당신의 죽음에 대한 기사들을 힘들게 찾아보았습니다.

먼 곳에서 파편적으로나마 소식들을 접하며 먹먹한 가슴을 어찌할 줄 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이틀을 그냥 이렇게 보냅니다.

당신의 죽음이 이렇게 먹먹하고 힘이 드는 많은 이유중 하나는, 제가 살아있는 동안 당신같은 대통령은 이제 나오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땅위에 당신처럼 꿈꾸고 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이들은 많지만 아무리 좋은 이들이 나와도 대한민국 사람들은 그들을 뽑지 않을게 뻔하니까.. 소외받고 어려운 이들이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이 결국 자기 주머니, 자기 자식에게 조금이라도 더 이익을 줄 거 같은 사람이라면 결국 그들을 뽑을 거라는 걸... 그 이익이 힘들고 아파하는 이들을 짓밟고 올라가는 일이라 하더라도 결국 그 길을 택할 거라는 걸... 그걸 알기 때문에 당신은 제가 살아있는동안 자랑스러워할 유일한 대통령입니다. 아시잖아요. 이명박에게 촛불을 들다가도 공정택을 교육감으로 뽑는 인간들이라는 거...  

당신의 모든 정책, 삶, 통치의 방법들을 100% 동의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당신을 지지하고 믿었던건 당신의 진정성과 진심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상주의자였던 당신. 꿈을 꾸었던 당신. 쓰레기 같은 언론들과 끝까지 타협하지 않았기에 하나를 잘못하고도 백 이상의 욕을 먹고도 그냥 있었던 당신... 어려운 곳에 있는 이들을 보듬을 줄 알았던 당신. 당신의 그런 마음을 가진 당신은 확실히 대한민국이라는 소인배들의 집단이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갖기에 너무 큰 존재였습니다. 한국의 그 어떤 지도자의 죽음도 당신의 죽음이 주었던 상실감과 슬픔, 절망감을 느끼게 하진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들의 죽음은 기쁨과 환희를 느끼게 해 주겠지요.

당신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겠습니다. 저들이 원하는, 무관심과 냉소를 나에게서 독소 뽑듯이 그렇게 제거해 버리고 당신처럼 그렇게, 옳다고 믿는 것들을 끝까지 지켜나갈게요. 그리고 타오르는 이 분노, 절대 끄지 않을거에요. 설사 그 분노가 나를 태워버릴 지라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와 그 속에 있는 저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끊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참 간절했는데, 그러면 안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허무하게 느껴지고 공허함만 주는 듯한 싸움이지만 끝가지 가볼게요. 

처음으로 투표할 수 있었던 대선에서 내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었던 당신. 내 생애 최고의 대통령이신 당신을 이렇게 떠나보냅니다. 그동안 감사했었습니다. 시끄러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이제 잊으세요. 이 나라는 당신을 감히 가질 자격이 없습니다.

이제 부디 편안히 쉬시길....
 


이건 정말…

 

나라가 망해가는 거라고 밖에는 입이 다물어지질 않고, 할말도 없다.

 

붙잡혀가는 PD 님들을 보며,

예전 꾸던 그 꿈을 키워나갔었다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하는 부러움과,

지금 이 자리에 이러고 있는 내가 너무 부끄럽고 한심하게 느껴진다.


난 그 자리에 서지 못했지만, 지금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라도 저런 아이들로 키우도록 노력해야지. 사회의 부조리에 침묵하지 않는... 모든 걸 바쳐서라도 지킬 걸 지키는....  일년에 한명이라도 그런 학생들을 키워낼 수 있다면 교육자로서 정말 보람있을텐데...

그때의 꿈과는 다르지만 지금 꾸고 있는 이 꿈을 위해 노력하다보면 내 몫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무관심, 무기력 이런 건 지금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저 놈들이 원하는 것이라는 걸 알기에, 내 피가 거꾸로 돌고, 목 잡고 쓰러지는 때가 오더라도 더 이상 무관심하지 말아야 겠다고, 역사의 흐름과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더욱 진지하게 고민해야 겠다고 다짐에 다짐에 또 다짐을 한다.

  

학자로서, 교육자로서 내가 감당해야 할 역할과 내 몫으로 주어진 이 땅에서의 일들을 고민하고 기도해야 할 때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도 한쪽에서는 한국에 없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이기적인 생각이 계속 든다.  일단 저런 미친 상황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내공부터 키워야 할 듯.




생각들...
요즘 언젠가 읽었던 김규항 씨의 글 (밑에 가져다 붙힌..)이 계속 생각나서 김규항씨 블로그의 글을 최근 글 부터 빠르게 훑고 지나갔다. (http://gyuhang.net) 검색할 수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그의 글들을 다시 읽고 싶었다고나 할까?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내 주위에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이제 정말 잘 살거라고 말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솔직히 내가 보기에 그 사람들은 결국 자기 집값 오르고 자기 주머니에 돈 한푼이라도 더 들어올 구실을 이명박이 만들어 줄 거라 기대하고 있다는 걸 그들의 말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명박을 통해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려던 사람들, 결국은 주식폭락, 아파트값 폭락 등등 여러가지로 손해봤을 텐데,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직후 "하나님이 사람들에게 최악을 경험하게 해서 정신차리게 하시는 군" 이라 말했던 신랑의 말처럼 요즘 하는 행태를 보면 최악을 넘어선 극악을 경험하게 하시는 거 같다. 그 극악을 더 끔찍하게 경험하는 게, 언제나 그렇듯이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란 생각에 더 기가 막히기도 하고...

나 역시 이명박을 지지하던 사람들이 극악이라도 경험해서 정신차리길 바라지만, 사실 요즘 한국돌아가는 거 보면 (그리고 지난 겨울 한국 들어갔을 때 이명박을 탓하기 보단 정치하는 사람들이 원래 다 그렇지.. 하는 관조적인 말들을 이명박을 지지하던 사람들에게서 듣고 난 후) 극악이 아닌 지옥을 갔다와도 이 사람들은 변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에 체념을 하게 된다. 요즘 나와 이야기 해 본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내 블로그에 쓴 글들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요즘은 정말 한국을, 그리고 한국을 통해 나와 연결되어 있던 모든 것들을 다 포기하고 싶다는 간절한데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또 아니여서 머리가 복잡한 것이다. 암튼 요즘처럼 내가 한국 밖에 있다는 게 감사한 적이 없고 또 외국 살면서 이명박 당선 이후 이렇게 한국이 가고 싶지 않은 (단순히 그립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소름끼치게 가기 싫은) 적도 없었다. 늘 말하지만, 역시 이명박, 참 대단한 인간이다. 그 어떤 대통령도 나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준 대통령은 없었으니까...

논문 자료도 다 모았고.. 이제 정말 박사 학위 받은 후의 내 진로를 걱정해야 하는 시기인데... 요즘 이런저런 생각들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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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 (2008. 9. 1. http://gyuhang.net/entry/국익이란 )
우리는 노동자나 농민들이 ‘노동자의 권리’ ‘농민의 이해’를 소리 높여 외치는 걸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배계급은 자신들의 이해를 어떻게 외칠 수 있습니까? 만일 그들이 “재벌의 이해” “부자의 권리”라고 소리 높여 외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장 난리가 나겠지요. 그래서 지배계급은 자신의 이해를 주장하되, 좀 더 듣기 좋게 주장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언제나 ‘국가 전체의 이해’를 말하는 것입니다. ‘국익’말입니다. (이랜드 노조 강의에서)


2009년도에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


    우리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 강요되지 않는 한

    참된 진보를 위해 용기를 발휘하지 않는다. 


                                          - Friedrich Engels 


한동안 난 삶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가 충만했었다.
한국 뉴스를 완전히 끊었기 때문이다. 내 삶 속만 본다면 특별히 불만인 부분이 없지만 요즘 한국 돌아가는 거 보면 홧병에 쓰러져 악소리를 내도 부족할 판이어서 한동안 뉴스를 아예 보질 않았다. 수인언니는 미디어 공부한다는 사람이 뉴스도 안보냐고 하셨지만... 그래 나도 안다. 그래도 내가 대학에서 매스미디어 전공하는 박사과정 학생인데... 강의도 하고 있어서 애들은 날 "Professor Yoon" 이라고 부르는데... 난 애들에게 뉴스 보라고, current event 알아야 한다고, 세상 돌아가는 걸 아는 건 informed citizen 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노래를 불렀는데... (특히 지난 학기 개론과목 가르칠때..) 이런 내가 미국 뉴스쪽엔 귀를 열어뒀지만 한국쪽은 아예 닫은 것이다. 왜? 속터지니까.. 목잡고 뒤로 쓰러지니까... 홧병이 벌써 몇번 나를 지나갔는데 더 이상은 못 버티겠으니까....

오늘 오빠는 시험있어서 학교에 갔고, 어제 애들에게 중간고사를 치르게 한 나는 오늘 있었든 office hour 도 취소하고 집에 있었다. 마법에 걸려 진이 다 빠져있었는데 초반부에 쉬지를 못해서 넘 지쳐있던거다. 집에 있으면서 하루중 절반은 침대에서 낑낑대고, 나머지는 내일까지 교수님한테 내야 하는 리포트 쓰다가 중간중간 친구들 블로그들도 보고... 그러면서 봄방학을 맞이한 여유를 살짝 즐겨주고 있었다. (담주 한주간이 봄방학인데 수업이 월 수 있고 금요일마다 연구실 프로젝트가 있지만 금요일 프로젝트모임이 이번주는 취소되서 오늘부터 난 방학인 것이다. 오빤 셤 끝난 오늘 밤 부터~~)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한국 뉴스를 봤다. 그리고 다시 목을 잡게 됬다. 욕도 나왔다.

1930년대 독일국민들을 우린 다 나치로 기억한다. 하지만 히틀러는 원래 그렇게 지지율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우린 그 당시 독일인들이 아주 소수를 제외하곤 다 피도 눈물도 상식도 없는 몰상식하고 잔인한 나치였다고 생각한다. 2008년 2mb 를 뽑은 대한민국 국민을, 그리고 2009년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이들을 역사는 어떻게 기억할까? 후대까지 갈 필요도 없다. 지금 외국에서 보이는 한국은 얼마나 유치하고 저질스러운지...

난 2008년에 2mb를 대한민국 국민들이 뽑았을때 다행히 (?) 한국에 없었다. 하지만 근래 대한민국 역사 중 가장 무식하고 이기적이고 한심한 국민적 결정에 힘을 쏟은 국민 중 하나로 역사에 기억되겠지.. 내가 요즘 늘 얘기하지만 2mb 은 박정희나 전두환보다도 더 심각한 거다. 사실 난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어떻게 국민투표로 저런 인간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나고...  내가 보기에 그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미친짓은 선거에 조금만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모두 미리 예측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예전에도 여기에 쓴 적 있지만 내가 놀란 건 이명박이 하는 미친짓이 아닌 이명박을 욕하는 국민들이다. 2mb 는 원래 저런다고 했고 지가 한다고 한 일을 하는 것 뿐인데 왜들 그렇게 분노하는지... 2mb 이 진정성있는 애국심으로 나라를 위할 거라고 설마 순진하게 생각했던 건 아닐테고....

    우리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 강요되지 않는 한

    참된 진보를 위해 용기를 발휘하지 않는다. 


                                          - 엥겔스


아니 도대체 지금이 견딜수 없는 고통이 아니라면 언제란 말인가?

지금 대한민국에 발을 딛고 있는 사람들은 내가 지난 여름과 겨울 시달렸을 그 지독한 상실감과 분노를 안 느끼고 있단 말인가?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은, 그 천박하고 기가막힌 이기심으로 그냥 자기 집값 떨어진거만 억울하고 유학나간 자식들 환율 오른것만 걱정하고 있을까? (그래, 난 그들의 동기가 천박하고 이기적이라고 밖에 안 보인다. 그냥 나 하나 잘 살겠다고 그러는 거니까.) 아니면 자기들한테 뭐가 득이 되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뭔가 좋아지겠지라는 무책임한 무식함으로 여전히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자고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을까? 아니면 세상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면 몸에도 안 좋고 화가 쌓이니까 다 좋게 좋게 봐야 한다고, 기도나 하자고 하는 걸까?

한국을 영원히 뜨고 한국에서 연결됬던 모든 것들을 끊어버리는 걸 심각하고 고민하고 있는 요즘, 나도 내가 욕하는 이명박을 뽑았던 사람들의 그 천박한 이기심과 나라도 살고보자는 욕심에 다시 한국 뉴스를 끊으련다. 일단 나부터 내게 주어진 삶을 살아야 하니까.... 그렇지 않으면 한국과의 연결끈을 끊기 전에 내 목숨줄이 끊어질 거 같으니까...  사실 정말 큰 그릇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런 상황속에서 역사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감지하고 이 땅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를 찾았겠지만... 이게 도피일 수도 있고...   

암튼 원래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대해 큰 애정이 없었고 워낙 이 땅에 태어나 내 역할은 남조국이 아닌 북조국에 있다고 생각한지가 벌써 10년이 지났기에 그쪽 비전에 좀더 충실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하다. 애정이 그리 크게 남아있지 않았던 대한민국에 이렇게 크게 절망한 이유는 이명박을 뽑은 건 최소한의 양심과 도덕이 사라졌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건 애국심과는 별개의 문제다. 그리고 지금 이명박과 그의 패거리가 하는 짓은 니들이 생각없이 대통령 뽑았으니 나도 생각없이 내 맘대로 하겠다는 걸로 밖에 안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귀를 막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이 기가막힌 소식들을 매일 들으면서 그 삶을 버텨내고 있는 많은 한국인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물론 그들이 다 자초한거지만....




내 상태...

- 젊음이 고단해 어서빨리 늙고 싶은 나는 드디어 30대로 진입했다는 사실이 마냥 즐겁고,
- 그 어느 때 보다 내가 한국 사람이라는게 챙피하고...
- 더이상 한국의 문제는 정치가 아니라는 것을... 그런 정치가 가능하게 하는 보통사람들이 진짜 문제라는 것에 엄청난 절망을 하고 있고...
- 이방인으로서 평생 사는 삶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 실존적 고민이 끝이나질 않고
- 나를 규정짓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큰 유혹을 받고 있으며
- 살아나가야 하는 나의 삶에 도무지 애착이 안가 답답하기 그지없고 
- 사실 다른거 다 없어도 지금 내 짝꿍만 있으면 다른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는 사실에 가끔 화들짝 놀랄때가 있다. 

더 웃긴건... 
- 그래도 이번학기 학생들이 (좀더 지켜봐야 겠지만) 제법 착한애들이 모인거 같아 선생으로서는 기대되는 학기이고 (역시 대학생 3,4학년만 모아놓은 수업이 훨씬 좋다~)
- 논문 어서 써야 하는데... 하는 걱정이 계속 머리를 무겁게 하지만...
- 어렸을 땐  별 관심도 없던 꽃미남들에 빠져 이 바쁜 와중에도 꽃보다 남자는 챙겨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 나보다 5살 더 많은 신랑은 요즘 대세라는 카라에 빠져 있는데,
- 서로 이런 팬질을 제법 격려해주면서 놀려대고 있다.
- 그리고 꽃남에 웃고 꽃남을 기다리면서 카라를 좋아하는 신랑을 놀려대는게 요즘 가장 재밌는거 같다.  


30 살이 된 나의 요즘모습....


나이를 한살 더 먹는 다는게 너무도 좋은 나!
한번에 10살씩 먹고 딱 100살에 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요즘 가끔 하는데
 (삶속에서의 시간은 똑같아도 끝나는 시간이 37인것과 100일때 삶에 대한 미련은 다를테니까...)
이런 말을 할때마다 신랑이 너무 속상해 하니까... 좀 미안하다가도...
무엇때문에 저 사람은 삶을 저렇게 신나게 사는 걸까... 부럽기도 하고.. 뭔가 배우게 되는 것도 같고.. 그렇다.

가장 심각한건...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죽음으로서 내 삶이 끝나지 않는다는 건 당연히 믿어야 하는 사실인데...
죽고나서도 내 삶이 이어진다는 게 난 좀 막막하다.
죽고나서도 지금처럼 오빠랑 둘이서만 그냥 재밌게 있을 수 있다면 (거기에 암 것도 안하고 그냥 둘이 하고싶은거 하면서 놀 수 있다면 금상첨화!!!) 상관없을 수 있지만 왠지 그럴 거 같지 않고... 사람의 존재가 끝이없이 이어져야 하는 거라면 그 얼마나 끔찍한 저주인가.. 라는 생각에 자다가도 벌쩍 일어날 정도이다.

근데 정말 웃긴건...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그렇게 악착같이 하루하루를 사는게 오빠는 이해가 안간다고 하는데...
그건 나도 좀 이상....
타고난 기질인걸까? 30살이 되도록 버리지 못하는? 아님 이런 복잡한 생각들에 대한 발악?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나가야 하는 이 세상의 모습이 너무 기막히고...
그 속에서 아둥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안스럽다.
나까지 포함해서...




그냥...


쌓여져 가는 나의 어설픈 지식들과..
속을 뒤집어 놓는, 스스로 "기독교인"이라 칭하면서 한편으로는 독사의 자식보다 더한 악한 면모를 보여주는 위정자들과
그 위정자들을 지지한다는 내가 아는 사람들, 그리고 again.. 그들이 믿는 다는 하나님...
그 안에서 갚어져가는 회의감, 답답함, 무기력함...

완전 밑바닥을 걷는 듯한 이기분...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살아계심을, 나와 함께 계심을, 그 은혜가 내가 감당 못할 만큼 크다고 알려주시는 하나님...

이런 고민과 방황속에서 뭔가 발견하는 게 결국은 있을 거라는 기대감과... 

예전과 같아지기는 힘들거라는 자괴감...
동시에,
예전과 같아지지 않을 것이기에 느껴지는 안도감....



기독교, 교회, 그리고 신앙.
지난 여름 한국에서 보낸 3개월 간의 시간은, 내 인생의 여러 크고 작은 계획들과 여러 생각들, 기준들을 바꿔놓았다.

그 시간동안 가장 힘들었던 부분, 그리고 지금까지 괴로운 부분은 내가 과연 "기독교인" 이란 정체성을 가져야 하는 것일까.. 하는 점이다. 여전히 예수님은 닮고 싶은 분이고 따라가고 싶은 분이고 또 믿게 되는 분이다. 하나님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내가 고민하는 건 그 신앙을 과연 내가 "기독교"라는 이름 아래서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내가 직접적으로 아는, 그러니까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분들 중에 거의 유일하게 존경하는 분인 이학권 목사님은 하나님을 "기독교"라는 종교가 독점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하신 적이 있다. 사실 하나님을 믿는 다는 것이 제도화가 되면서 여러 문제가 생겼고, 하나님을 더 잘 믿기 위해서가 아닌, 자신이 속한 기관, 집단을 강하게 하고 내실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교회라는 집단 속에도 여러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같은 하나님을 믿고 그 분의 진리를 따르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 위한 주안에서의 동지가 아닌, 같은 "기독교인"이라서, 같은 "교회"를 다녀서 한 편이 되고, 같은 편이 힘을 가지면 나도 좋으니까 그렇게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힘을 실어주고.... 

사실 예수님이 당시에 분노하며 꾸짖으셨던 바리새인들이나 성전의 모습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과연 요즘 교회에 하나님이 있나? 사실 한국에서는 "기독교"라는 종교가, 그리고 교회들이 하나님을 제대로 배워가고 알아가는 데 더 방해가 되는 거 같았다. 
기독교 인이라는 사람들이 말하는 하나님, 그리고 교회에서 선포하는 하나님의 모습... 사실 그런 하나님이라면 믿고 싶지 않더라.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하는 짓거리들을 보면 그런 마음이 더더욱 깊어졌다. (뉴라이트, 2MB, 그리고 여러 큰 교회들, 그리고 그들을 지지하는 내가 만나는 어른들...)

요즘 그런 고민들, 생각들을 조금씩정리하고 있는 단계인데, 책꽂이에 있는, 언제 샀는지 기억조차 안나는 존 스토트의 "나는 왜 그리스도인이 되었는가" 를 우연히 집어들고 틈틈히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솔직히 너무 뻔한 이야기이고, 다 아는 이야기이고, 또 예전에도 읽었던 책이라 심드렁...하면서 읽고 있는데 눈에 확 들어온 부분이 있었다.

"기독교의 주장은 본질적으로 그리스도의 주장입니다. 저는 굳이 '기독교'를 하나의 체제로, 혹은 '교회'를 하나의 제도로 옹호랄 마음이 없습니다. 교회의 역사는 영웅적 행위와 수치스런 행위가 뒤섞인, 한편으로는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괴로운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독교의 중심이자 핵심인 예수 그리스도를 부끄러워하지는 않습니다 (p.40)"

"예수님은 우리 같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그분은 제도권을 가차없이 비판하셨습니다. 그 분은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에 열성적이셨습니다. 그분은 사회의 낙오자들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분은 남들이 멸시하고 무시하는 그 사람들을 긍휼히 여기셨습니다... (p. 40)." 


기독교의 주장이 본질적으로 그리스도의 주장이라.... 
저자의 다른 말들은 대부분 수긍이 가지만, 솔직히 난 요즘 과연 한국의 기독교라는 종교가 그리스도를 따르는 종교인지 조차도 모르겠다. 

정말 한국 교회가 그리스도를 따르고 있을까? 
종교를 이용한 거짓 자기 위안을 주고 그 안에서 또 결속해 어려운 이들을 돌아보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힘을 키우고 결국 그 어려운 이들이 갖고 있는 2페니 까지도 다 가지고 가버리는... 그런 정치적 집단이 아니고?

솔직히 교회를 자신의 부와 힘에 이용하려는 눈에 띄는 몇 사람들이나 자기 위안이나 하자고 교회 가는 속편히 사는 사람들 말고도,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 조차 교회에 가면 사람들이 이상해 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도 그중 하나...)
그동안 교회 안에서, 혹은 종교와 관련된 집단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고 또 종교와 상관없는 곳에서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하지만 교회와 관련된 그 많은 기관에서 만난 이들은 오히려 사람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종교나 자신의 신념을 통해 자신을 정당화 하고 또 그 종교를 이용해 다른 이들을 공격하더라. 기독교인이라도 교회 밖에서 만난 사람들을 오히려 좋았던 경우가 많았는데 교회 안이나 종교적 성격을 띤 기관 (한동대 같은...) 안에 사람들이 들어가면 뭔가 이상하게 변하는 걸까?

아직도 내 생각은 정리되지 않았고, 다행히 하나님께서는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나에게 말씀해 주시고 위로해 주시고 또 빛을 비춰주신다.

그리고 사실 걱정될만도 한 지금 나의 상황을 옆에서 다 보고 있는 울 신랑은, 여전히 나를 믿어주고 있고 오히려 신앙이 더 강해 지려는, 하나의 성장통이라며 흔들리는 나를 잘 받쳐주고 있다.

예전에는 구원이라는 게 신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만 가능한 건줄 알았는데, 이 사람은 진정한 구원이 어떤 건지, 삶 속에서 보여준다. 아.. 이런게.. 이런게 구원이구나. 내 존재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사랑받게 되는... 그래서 나의 악한 부분까지도 다 해결이 되는 거 같은...

이제 정말 몇주만 있으면 30대가 된다. 30대의 나는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까..
밑에 첨부한 자우림 음악처럼... 이런 얽혀있는 내 고민들이 과연 풀릴 수나 있을 지...



부러운 미국...

마침내 오바마가 대통령이 됐다.
투표권도 없는 이 남의 나라에서 내가 원하는 후보의 당선소식이 기쁨을 넘어 감격으로 이어지는 건, 지금 말도 안되게 돌아가고 있는 한국의 모습때문일 것이다.

지난 겨울과 여름, 오빠 비자랑 내 논문자료수집때문에 한국 갔을 때 느낀건... 내가 과연 한국이란 땅에서 살 수 있을 까 하는 의구심이었다. 상식이 통하지 않고, 이기적이고, 약자를 함부로 무시하고, 도덕적인 기준도 없고... 이 모든 것들이 단순히 이명박이나 쇠고기 문제, 남북문제, 교육문제 자체에 대한 것만도 아니었고 그런 주제들에 대한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느낀 좌절감만도 아니었다. 일상 생활에서...그니까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고 길을 걸어다니며 만난 일상 보통 사람들에게 느낀 처절한 좌절이었다. 사람들의 비상식적인 행동들을 이제는 더이상 참기 힘들었다. 젊은 여자가 살아가기에 버거운 한국이라는 땅에 염증이 났고... 그 땅에서 사람들 만나는 게 괴로웠고...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삶의 모습에 대한 강한 향수가 생겼다.  빨리 미국에 돌아오고 싶어 미칠 거 같았다. 촛불은 나를 위로했지만 그 외의 모든 대한민국의 모습은 나로 하여금 분노하게 했다.

꼭 미국이 아니라도 한국만 아니라면 어디에서든 살 수 있을 거 같았다. 한국에 있는 동안, 정말 홧병이 나서 살 수가 없었다. 처음 공부를 하겠다고 맘 먹은 건 북한에서 미디어 교육하고 싶어서 였지만 한국에서도 뭔가 할 수 있는 있기를 바랬다.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만드는, 그런 학자이고 싶었고 선생님이고 싶었다. 하지만 일단 나부터 살고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한국에선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누군가 목을 죄고 있는 거 같았다. 할머니께선 다른 독재 정치가들을 얘기하시며 세상이 좋아졌다고 하신다. 하지만 차라리 트럭을 끌고 쿠데타를  일으킨 거면 다른 운동이라도 하며 사회변혁을 꿈 꿀수나 있지... 대한민국 국민들이 직접 투표해서 그런 대통령을 뽑았다는 거가 더 절망스럽고 기가 찼다. 게다가 정치만 문제인줄 알았더니 일상 생활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무지막지한 언행들은 이미 가중되어 있던 피로와 절망을 더 크게 느끼게 했다.

원래 신랑과는 이명박 대통령 하는 동안만 한국 들어가지 말자고 했는데 그건 단순히 이명박 문제가 아니더라. 솔직히 지금으로선 영원히 한국 들어가지 않고도 살 수 있을 거 같다. 당장 이번 겨울, 동생 결혼과 논문2차자료를 위해 들어가야 하는게 기다려지기 보다는 오히려 더 큰 부담이다. 이번만 들어가고 앞으로 가지 말자... 신랑과 다짐에 다짐을 하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 부터 잘못된 걸까?

한국에 대해 한국의 어설픈학자들 보다 더 많이 아시는 Lent 교수님께 한국 다녀와서 "휴.. 한국에 있는 동안 한국이라는 나라가 날 참 힘들게 했어요" 라고 했더니 교수님이 그러시더군.. "충분히 그러겠지. 니네 대통령이랑 부시랑 친구인데 당연하지 않겠어?"
Renee Hobbs 교수님은 "우린 그걸 8년이나 겪고 있잖니. 지금 너의 마음 충분히 알아" 라고 하시며 위로해 주셨다.

오바마가 떨어지면 더이상 참을 수 없다며, 캐나다로 가겠다는 미국 친구들이 제법 있었는데, 다시 자신의 나라에 대해 긍지와 자신감을 갖게 된 그들이 너무 부럽다. 나에게는 내 나라에 대한 그런 긍지와 자신감이 전혀 남아있지 않다. 여러 불편함과 차별이 존재하는 이방인으로서의 현재 삶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할 정도로... 

암튼 당분간은 가슴벅찬 기대감에 제법 행복할 거 같다. 내가 이런말 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 미국 사람들아 고맙다! 이렇게 훌륭한결정을 해줘서...  


정말 웃긴 그들만의 긍정적인 사고방식!
노무현때문에 나라가 이꼴이 됬다고 입만 열면 욕하던 사람들...

이명박이 저 미친짓을 하면서 나라 말아먹고 있는데 이에 대해 비판하는 젊은 사람들 보면서 "요즘 젊은이들은 사고가 삐뚤어져서 긍정적인 사고를 못한다. 저러니 세상보는게 다 부정적이지..." 라고 화내더라.

이명박 대통령된지 얼마 안됬으니 좀더 참고 기다려주자는 사람도 있었고...
정치야 어떻든 간에 각자 개인이 할일만 열심히 하자는 사람도 있었다.

정말 웃긴건 이 말 한 사람들 모두가 노무현 욕하던 사람들이라는 거..

그럼 당신들은 왜 그 긍정적인 사고로, 좀더 참고 기다려 주면서, 그리고 당신들 할일 열심히 하면서, 노무현을 지켜보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그 긍정적인 마인드로 젊은 사람들의 생각은 왜 바라봐주지 못하는지도 묻고싶다.

정말 정말 다행이야. 지금 내가 한국에 없어서.
나라 돌아가는 것도 속터지는데 주위에 저런 말하는 사람들 볼때마다 속이 뒤집어 지는 거 같았거든. 어차피 말해도 통하지도 않는데 이렇게 피해 있는게 차라리 속편한 듯...

전에도 말했지만..
차라리 조국을 떠나 어디에서든 이방인으로 사는게 훨씬더 맘이 편하다. 어차피 한국어로도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했으니 이곳에서 느끼는 커뮤니케이션의 한계와 문화적 벽은 차라리 외국이라 그렇다고 위안도 되고...

다시 시작되는 정신없는 일상... 그속에 들어가 당분간은 숨어있어야지. 이젠 이곳이 한국보다 맘이 더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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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대한 욕구는 삶에 대한 애정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 남기고 싶은 순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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