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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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내 생각..'에 해당하는 글(36)
2010.04.10   그렇게 사는 것...
2010.04.02   짜증 지대로...
2010.03.12   그냥...
2010.02.23   Starting Dates and Pay Gaps 2
2009.09.14   ... 2
2009.08.25   "인생은 생각할 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1
2009.08.23   2009년... 1
2009.07.21   열심.. 확신... 1
2009.06.03   당신은 어디서 희망을 얻습니까?
2009.05.28   사라진 대통령. 1


그렇게 사는 것...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는 그 분의 말에 가슴이 뭉클....

개자식들이 짖어대고 쥐새끼가 설쳐대는 꼬라지에 쳐다보기도 싫었던 정치판에 (멍멍아, 모독해서 미안)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분이 계시다는 거에 희망이 생긴다.

그럴만한 그릇이 되지도 않고 30년밖에 되지 않은 나의 삶은 당당하기는 커녕 부끄러운게 더 많지만,

그래도 그분처럼,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는게 인생이지만 앞으로 60년정도 더 산다고 가정했을 때, 노력하면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개새끼들은 계속 짖어대고 쥐새끼는 아직도 안잡히고 저렇게 활보하고 다니지만,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생각에 오랜만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올바르게 사는 것에 대한 꿈을 꾸게 하신것도 너무 감사...


짜증 지대로...
내가 나온 대학교도,
내가 나고 자란 나라도,

아주 코메디에 쌩 쇼를 하는구나. 이건 정말 뭘 어쩌자는 거지?

아주 정떼려고 작정 하는 듯...
내가 정을 떼던 말던 니들은 상관도 안하겠지만...

이젠 화낼힘도 없고, 자포자기야. 그냥 니들 맘대로 그렇게 살아.

그냥 생각만 해도 짜증나서 싸이에서 학교 폴더 지웠어. 아마 다시는 만드는 일 없을 듯.
한국도.. 뭐 이젠 가급적이면 안가려고.

둘다 내 맘에서 떠나 보낸다.

안녕~



그냥...
요즘 순간순간
너무 행복하고...
너무 감사하고...
너무 기쁘다. 

꿈은... 아닌거지?  


Starting Dates and Pay Gaps
Starting Dates and Pay Gaps

- 제목 클릭하면 기사로 넘어감.

The Chronicle 에서 매일 뉴스레터가 오는데 보통 제목만 보고 지워버리는데 8월달에 일 시작하는지라 제목보고 궁금해서 읽어봤다. 내가 정식으로 임용되는 건 8월 15일.


이글에 따르면 새로 임용되는 교수들이 8월 중순에 일을 시작하지만 막상 월급은 9월 말에야 받는다는 이야기. 흠.. 나야 오빠가 돈 벌고 있으니 8월 말에 받든 9월 말에 받든 큰 차이야 없겠지만 (남편 미안~), 내가 결혼안했었다면, 혹은 배우자가 수입이 없는 경우, 8월 말에 당장 월급을 못받을 경우 아마 카드빚이라도 져야 할 듯. 아무리 학교에서 정착금을 준다고 해도 금액을 들어보니 내가 이곳에서 시카고 까지 옮기려면 택도 없는 수준이고, 가서 새로 사야 할 것들도 많고, 무엇보다 당장 첫번째 달 아파트 렌트도 내야 할텐데... 도대체 학교들은 왜 저럴까? 막말로 전업으로 가사일 하는 배우자와 자식이라도 있는 신임 교수들의 경우 그 돈을 어찌 감당하라고... 

뭐 모든 학교가 그렇진 않겠지만 대학에서 그네들이 힘들게 뽑은 신임교수를 너무 막 대하는 느낌... 제발 내가 일하게 될 Roosevelt University는 구성원들을 좀더 배려해 주는 학교이길... (전에는 임용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되고 나니 새로운 직장에 대한 기대가 마구마구 높아진다 ㅎ)


...

외국에는 여행으로도 나가 본적이 없던 내가

아빠 회사 일로 갑자기 태국에 가서 살게 되고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학교 다닐 때,

힘들어 미치겠다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론

숨통이 확 트이는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중학교 다닐때 느끼던 답답하고 억눌리던 느낌이 확 풀리는 느낌..

몸은 괴로워도 영혼이 자유로워진 느낌

한국에서의 방황이 드디어 끝나는 느낌

 

그래도 어렸을 때 부터 받은 교육 (아님 세뇌?)때문인지

그래도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 맘에 안 드는 구석도 많았지만

나라를 위해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고

 

날 아껴주시던 고등학교때 선생님들이 왜 한국 가냐고 그렇게 뭐라고 하셔도 한국으로 대학가는 거에 오히려 흥분까지 했었던 나였는데 (단순히 기독교 대학이어서 포항까지 갈 거 였으면 미국에 더 좋은 기독교 대학들로 갔었겠지.. 그래도 한국에 있는 한동대였기에 선택했던 것)

 

국민투표로 2mb 가 대통령 되는 거 보면서 뜨악하고,

그런 대통령 지지하는 주위사람들에 실망+절망하고

 

2003년 유학으로 한국 떠난 이후 가장 오랜 시간을 논문 현장연구때문에 한국에 머무르던2008년 여름, 한국에 온갖 정이 다 떨어져서

지금 이 지구상에서 내가 가장 가기 싫은 곳이 한국이 되어 버렸고,

미국에서의 삶, 길어야 10년이라고 얘기하던 우리부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어떻게 한국에 안 들어갈 수 있을까,

어떡하면 한국 밖에서 자리 잡고 살 수 있을까

이런 게 대화에 중심이 되어 버렸는데

 

2세인지 3세인지 잘 모르겠으나

한국말도 어눌한 교포청년이 한국에서 겪었을 일들이

내가 지난 여름 한국에서 겪었을 기막힘과 황당함, 분함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았을 터

그래도 한국에서 스타 한번 되어보겠다고 버텨가며 여기까지 왔는데,

결국 예전에 써놓은 글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왔단다.

 

도대체 왜 모든 사람들이 한국을 좋아해야 하는건지,

왜 한국을 욕하면 안되는 건지,

그 정도 욕도 못하는 곳이 과연 민주주의 사회인가, 그들이 욕하는 공산당과 똑같지.

대통령 후보만 여러명 있고 거기서 투표할 수 있으면 민주주의 사회인가,

그정도 표현의 자유도 없는게 무슨 민주주의

싫으면 싫다고 할 수 있는 거지, 그것도 언론사와 인터뷰 한것도 아니고 개인적인 공간에 써 놓은건데

 

영향력있는 연예인이라서 어린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럼 안된다고들 하는데,

더한 짓을 한 인간이 대통령도 되고, 정치도 하고, 목사도 하고, 연예인이라고 텔레비전에도 계속 나오는데,

뭐 이런거 가지고 그 난리들인지

 

도박하고, 마약하고, 음주운전하고, 혼전임신하고

이런 게 청소년들에게 더 영향 미치는 거 아닌가? (혼전임신은 오히려 축복해주는 분위기)

한국에 사는 청소년들 중에

정말 한국을 자랑스러워하고 진심으로 좋아하는 애들이 얼마나 된다고

미국에서 나고 자란 교포청년 하나에게 그렇게 가혹한지

 

한국에서 점점 내 마음이 멀어진다.

 

인원수도 모르고 노래도 모르고, 태국출신의 닉쿤이 있다는 것 밖에 모를 만큼 관심도 없었던 2PM 이지만,  

그래도 재범이가 이번일로 주눅들지 말고, 한국이든 미국이든 아님 다른 곳에서든 당당하게 하고 싶은 말 맘껏 하면서 잘 살았음 좋겠다.

 

(솔직히 치사하고 더러운 한국 말고 다른 곳에서 연예인 했음 한다. 미국도 괜찮고 영어 잘 통하는 홍콩, 필리핀, 싱가포르 등도 좋을 듯.)



"인생은 생각할 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그 분이 돌아가시고 방송국에서 특집방송들을 많이 한거 같아서 하나씩 차곡차곡 찾아 보고 있다.

그렇게 엄청난 삶을 사신 분께서 "인생은 생각할 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고 일기에 쓰셨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그 분은 도대체 삶의 어떤 부분이 아름답다고 느끼신 걸까? 역사가 과연 발전하고 있는걸까?

다들 그러지..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진실을 알려줄 거라고... 난 더이상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역사도 결국은 가진자들이 쓰는 거니까.. 현실속에서 억눌린자들의 소리는 역사속에서도 억눌릴 가능성이 크다.

난 정말 이 모든것이 점점 더 지긋지긋 해진다.

처음 공부라는 걸 계속하겠다고 맘 먹고 유학을 결정할때만 해도, 정치적으로 워낙 보수적이고 나와 완전 다른 시각을 가진 식구들에게 "교수"라는 직업을 위해서 공부하겠다고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 이야기만 나오면 빨갱이 운운하시는 분들과 무슨 말을 하겠는가. 이런 주제로 별로 관심없다고 생각했던 엄마에게 솔직히 내 꿈을 말했다가 지하철에서 사람들 구경거리 되면서 크게 싸운적도 있고... 본인 의견과 다르면 소리부터 질러대시는 아빠와 아빠식구들과는 워낙 이런대화가 안되서 포기한지 오래고... (평소엔 그냥 귀로 흘려듣고 말지만 식구들이 워낙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말씀하실땐 나도 돌아버려서 결국 목소리 높이고 싸우게 된다.) 암튼 "교수" 라는 직업이 나의 꿈을 이루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거쳐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꿈은 아니었다. "교수"라는 직업이 아니어도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면 굳이 교수가 될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직업이 필요하고 지금 학생들 가르치면서 생계를 해결하는 것 처럼 결국 언젠가는 교수라는 직업으로 먹고 살게 되겠지.. 가르치고 연구하는게 적성에도 잘 맞는 거 같고.. 일단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고.. 아직 박사학위가 없다보니 학부생들은 "professor Yoon" 이라고 불러주는데 맨처음 학부강의 했을 때 아이들이 그렇게 불러줄 땐 심지어 뭔가 뭉클하기도 했었다. 특별한 다른 길이 보이지 않는 한 언젠가 박사가 되고 또 교수라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게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언젠가 지금 내가 꿈꾸고 있는 그 곳에 갈 수 있는 길만 열린다면 교수라는 직업따위 미련없이 버릴 수 있다.  

비슷한 맥락으로, 요즘은 내 꿈을 이루는데 한국이 방해가 된다면 굳이 한국을 바라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권이 바뀌면 나아질거라 하지만 2009년도에 2mb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라는 걸 하고 있는 걸 보면 한국에 들어가는게 정말 큰일날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 1998년도부터 변한적 없었던 내 꿈이, 내가 한국이라는 사회에 갇혀버리면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꿈이 될 거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분의 말씀처럼 역사가 발전하면 좋겠지만, 그럴 거 같지 않으니까... 지금 일상속에서 느끼는 행복감과 삶의 기쁨들 마저도 한국에선 느낄 수 없을테니까... 그리고 작년 여름과 지난 겨울, 한국에서의 나는 미국에 있을때 보다 훨씬 더 불행했으니까.. 다행히 신랑도 요즘 한국에 대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중...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일기를 쓰셨을 때 그분은 어떤 마음이셨을까? 어떤 생각을 하고 계셨던 걸까?
나도 내 삶이 끝나갈때 "역사는 발전한다" 라고 할 수 있었음 좋겠다.







2009년...
도대체 2009년은 어떤 해이길래... 한국의 큰 별들이 이렇게 다 지는걸까...

앞으로 누가 한국의 대통령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한국에서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던 이들중에 그 누가 사라진다 해도 내 가슴을 먹먹하게 할 사람이 남아있지 않다는게 더더욱 가슴이 아린다. 해야 할일들도 손에 잘 안잡히고...

모든사람들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이지만 그 시간들이 어떻게 기억되고 추억되는지는 다 다르다. 나에게 있어 1980년부터 2009까지의 숫자를 다 써놓고 보여주면 각 숫자가 느낌이 다 다르다. 어떤 특별한 이미지가 생각나는 건 아니지만 그 시간이 나에게 줬던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가 있다. 그 시간을 살아온 다른 이들은 또 다른 느낌과 기억으로 그 시간들이 추억되겠지..

하지만 2009년은 많은 이들에게 어둡고 춥고 괴로운 시간으로 기억될 거 같다.

2MB 가 대통령 되고나서부터 계속 들었던 생각이지만 요즘은 그 어느때보다 한국에 들어가기가 싫어진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어린시절부터 이어진 외국생활속에서 요즘처럼 한국이란 나라가, 그리고 그 속에 있는 것들이 혐오스럽고 역겨울때가 없다. 신랑과도 한국 밖에서 앞으로 계속 사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계속 이야기 하게 되고... 한국과 관련해서 내가 하고 싶었던 그 모든것들을 다 놓고 싶을 정도...  

여긴 어제부터 천둥번개가 장난이 아닌다. 요즘 계속 어두운 내 마음속 같다.


열심.. 확신...
난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적당히 하는 걸 잘 못한다. 

뭐든지 열심과 확신을 가지고 해야 재미있다. 뭐든지 대충하면 과정도 결과도 형편없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하면.. 그 과정은 힘들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의 기쁨과 재미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남들이 나에게 권유하듯 적당히 삶의 균형을 맞춰가면서 하려고 하면 과정도 재미없고 흐지부지하게 된다. 
방학이라서 적당히 쉬어가며 공부하려고 했는데 재미가 없다. 흥도 안난다. 진도도 잘 안나간다. 내 마음도 편하지가 않다.

결국 생긴데로 살아야 하나보다. 날 피곤하게, 닥달하며 갈때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야 겠다. 
결국은 그래야 과정도 결과도.. 다 좋을 듯...  




당신은 어디서 희망을 얻습니까?

노대통령이 떠나고 꿈에서 5번이나 그를 만났다.

 

한번은 그를 면전에 대고 무시하고 막말하는 가족들의 모습에 너무 화가 나서 신랑이랑 내가 가족들과 싸우던 모습 그리고 그런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그가 있었고..

 

한번은 너무 상심해서 멍하니 있는 내게 와서 힘을 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라고 격려해주던 그가 있었고 (자다가 이 꿈을 꾸고 너무 놀라서 새벽에 깼음 물론 금방 다시 잤지만..)

 

나머지 세 번은, 평범한 일상 속에 그가 그냥 있었던 꿈 한번은 길에서, 두번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무수히 많은 군중들 속에서, 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로 그가 있었고 내가 지나가면서 그를 보고 노무현이네…” 하고 지나 간 것. (꿈속에서는 그가 대통령이라는 자각도 없는 상태였던 듯 옆에는 경호원도 없었고, 그냥 평범한 사람들 속에 평범한 사람으로 그가 있었음.)

 

태어나서 특정 인물이 단기간에 이렇게 자주 나온 건 처음이다.

신랑은 내가 이렇게 무너지는 걸 처음 본다고 한다.

내가 생각해도 이렇게 무너져 본적이 없었다.

내가 하고자 하던 일이 안되어 좌절 할 때도,

관계 속에서 힘들 때도,

이런 저런 갈등으로 아파 할 때도,

이렇게 무너진 적은 없었다. 이렇게 아파한 적은 없었다.

 

아직도 아프다. 아직도 마음 한 구석이 무겁고 혼란스럽다.

 

내가 너무 힘들 다고 하니 템플에 계신 한 교수님께서 노엄 촘스키의 글을 소개해 주셨다. 노엄 촘스키가 어떤 인터뷰에서 "당신은 어디서 희망을 얻습니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희망이 있든 없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죠.

 

DAVID: What gives you hope?

 

NOAM: The short answer is that it doesn't really matter. How hopeful one or another of us may be is an insignificant matter of personal assessment of incalculable possibilities. We should do exactly the same things no matter what our subjective probabilities are. But when we see people all over the world struggling courageously under conditions of really terrible adversity, it seems to me not our business to pay much attention to our personal guesses, but rather to make use of the legacy of freedom and privilege that most of us enjoy.

 

희망이 있든 없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달라지는 건 아니라는 그의 말에 먹먹한 가슴을 달래본다. 그리고.. 이제 정말 나의 할 일을 해야지.

 




사라진 대통령.
오늘 내가 일하는 Media Education Lab 에게 Verizon 이 펀딩 주는 증정식이 있어서 오랜만에 연구실 사람들이 다 모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 걸 알고 먼저 물어보는 친구도 있었고 아예 모르는 친구들이 옆에서 얘기듣고 놀라기도 하고...
암튼 우리 연구실에서 나랑 한국 정치를 가장 많이 얘기하는 우리 지도교수님에게 그랬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이라기 보다는 그냥 국민의 실수, 혹은 실패이고, 우리의 진짜 대통령은 노무현인데, 그가 이제 없어서 너무 힘들다고... 대한민국은 이제 대통령이 없는 나라가 됬다고...

내가 얘기한것도 있지만 이곳에서 보도되는 내용들만으로도 (특히 뉴욕타임즈) 이명박 대통령을 부시와 동급의 미친x로 취급하는 울 지도교수님, 내 마음을 이해하시고 함께 슬퍼해 주셨다. 담주에 만나기로 했는데 논문 가져오라고 안하시는 걸 보면 지금 내가 논문 손도 못대고 있는 걸 이해하시는 듯... (지난 번 까지만 해도 논문 빨리 쓰라고, 담번에는 얼마큼 써와라~ 이런식으로 항상 말씀하셨었는데...)

이제 더이상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기사를 보지 않겠다고, 이젠 내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다짐에 다짐에 또 다짐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 노무현 대통령의 예전 사진들이랑 관련된 기사, 글들을 찾아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가 미치도록 보고싶다. 보고싶어 미치겠다. 누군가의 죽음이 이렇게 슬퍼본적이 없다. 그의 정책들 중 지금 다시 생각해도 동의할 수 없는 것들이 있고, 솔직히 그가 다 옳았던 건 분명 아니지만, 이 먼곳에 있는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만큼 슬프고 아프고 그립다.
생각해보니, 그건 그에게서 나는 사람냄새와 진심의 향기가 전해지기 때문인거 같다. 사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끌리는 건 진심이 통해서이지 그가 100% 옳아서가 아니다. 사실 다우미 오빠와 나도 연애시절 여러번 헤어질 뻔 했는데 그 첫번째 사건은 오빠와 나의 다른 정치적 견해때문이었다. 솔직히 자세한 얘기를 여기에 쓰기는 싫지만, 암튼 난 오빠와 헤어질 마음을 완전히 굳혔었고, 예전의 나였으면 분명히 헤어졌을텐데 결국 내가 돌아선건 그의 진심어린 마음이 느껴져서였다. 그 당시 사건을 아는 친구중 한명은 어떻게 계속 사귀냐고 신기해 하기도 했는데, 결국은 그게 마음이더라. 마음이 통하니까 연애하면서 서로의 생각에 귀 기울이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서 맞춰지게 되더라. 2002년 10월달에 만나 2005년 6월에 결혼한 우리 부부, 요즘도 세상 돌아가는 얘기가 우리 부부 대화의 절반을 넘는데, 이젠 생각이 참 잘 맞는다. 지금도 물론 모든 것에 대한 의견이 같은 건 아니지만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고 배워가면서 그렇게 매일매일 더 가까워지고 있다.

노무현대통령도 그런게 아닌가 싶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아파하고 슬퍼하고 분노하는 상황을 한가지로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이유중 하나는, 바로 그의 마음이 전해져서가 아닐까?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많은 이들이 노무현대통령의 정책들과 통치방법을 다 지지해서 그런건 아닐거다. (물론 오늘도 삽질하고 있는 2mb 에 비하면 10점만점에 100만점 대통령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들이 이렇게 슬퍼하고 아퍼하는 건, 노무현 대통령의 진심을 보고 느꼈기에, 그가 그렇게 애써서 이루고자 하는 그 어떤 것을 이젠 알 수 있을 거 같기에... 그래서 그런게 아닐까?

그렇게 우리와 마음이 통하던, 아니 통하기 위해 자신의 진심을 보여줬었던, 그리고 외면하는 이들을 원망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길을 성실하고 한결같이 걸었던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없어졌다. 시간이 지나면 다음 대통령을 또 뽑게 되겠지. 난 개인적으로 재외국민에게 투표권을 주는 건 미친짓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왕 생긴 투표권, 절대 헛되게 하지 않을거다. 오늘 오빠랑 약속했다. 투표장소가 비행기로 가야 하는 것만 아니라면, 다음 대선때 꼭 투표하자고. (기준은 하루종일 운전하더라도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느냐 없느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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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대한 욕구는 삶에 대한 애정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 남기고 싶은 순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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