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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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서'에 해당하는 글(31)
2008.08.01   어제부터 오늘까지... 4
2008.06.25   결혼기념일... 1
2008.05.22   Ph.D. Candidate 이 된날… 5
2008.05.10   이제는 oral defense... 3
2008.05.03   Pittsburgh 에서.. 1
2008.04.24   라스베가스 여행~ 1
2008.04.04   2번째 종합시험을 보면서 느낀건... 3
2008.02.28   취향분석 3
2008.02.12   어제 받은 이메일... 4
2007.10.18   벌써 5년이라니... 1


어제부터 오늘까지...
7월 30일

13:00
점심먹고 공항버스 600번을 타고 화곡쪽으로 강의하러 감. 공항버스 타고는 처음가는데 3000원씩이나 떨어지는 걸 보면서 순간 깜짝 놀람.

14:10
그리스도 대학교 도착. 북한인권시민연합에서 주최하는 한겨레학교에서 오늘 첫강의 있었음. 앞으로 3주동안 일주일에 2번씩 강의 함.

16:00
강의 끝나고 정리하고 나옴. 올때는 버스/전철 타고 가야 하는데 전철역까지 운행하는 마을버스를 15분이나 기다림. 마을버스 타고 5호선 화곡역에서 전철타고 2호선/7호선 이렇게 두번 갈아타고 내방역에 감.

17:30
방배본동사무소를 20분정도 헤매서 찾음. 신랑이랑 내 한국주소가 아주버님/형님 댁으로 되어 있어서 선거하려면 어쩔 수 없이 거기까지 가야 했음. 선거하는 곳은 젊은 부부, 30-40대 정도로 보이는 여성들, 그리고 할머니 한분이 계심.

17:45
버스타고 강남고속터미널 갔다가 버스 타고 선릉역으로 감. 원래는 동사무소 찾으면서 땀도 너무 많이 흘리고 가방도 너무 무거워서 집에 들렀다 가려고 했는데 결국 차가 밀려서 바로 선릉역으로 감.

18:45
선릉역 앞에서 지현이 만남. 인도음식점에 감. 맛있게 먹고 미국에서 만난 친구라 편하게 나눠서 내자고 했는데 결국 지현이가 계산. 그래도 내가 언니인데... 하는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몰려옴. 그래도 지현이는 직장인, 난 학생이라는 사실로 애써 위로하지만 그래도 맘이 편치 않음. 역시 난 얻어먹는 건 늘 맘이 편치 않은 듯...
카페에서 음료는 내가 샀지만 얼마 안나옴.  대화는 즐겁고 유쾌했음. 마치 함께 공부하고 학교다니던 뉴욕으로 돌아온 듯한 착각이...

23:40
집에 들어옴. 다른 할일이 많았지만 교육감 선거 결과부터 확인. 속상해서 눈물이 나옴.
오빠와 답답한 마음을 나누며 통화하다가 오빠가 미국에서 한달에 쓸 수 있는 minute 이 얼마 안남았다는 걸 깨달음. (전화를 받던 걸던 똑같이 나감.) 결국 전화 끊고 G-Chat 으로 대화나눔.


7월 31일

02:00
계속 오빠와 채팅함. 앞으로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둘다 약간 흥분한채 계속 자판을 두드려댐. 우리의 마지막 정착지라 여기진 않지만 그래도 잠깐이라도 대한민국이라는 땅에 살면서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싶었던 우리의 꿈과 계획이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느껴짐. 가슴이 조여오는 듯 느껴지는 속상함, 억울함, 원통함, 슬픔 등등의 감정들을 자판기를 두드리며 터트리는데 가슴은 진정되지만 잠이 서서히 깸. 갑자기 자고 일어나 해야 할일들을 생각하며 걱정시작.
G-Chat 으로 오빠랑 대화하면서 간간이 인터넷 뉴스들 확인하는데 이청준 선생님 돌아가신 기사 확인. 아... 눈물이 왈칵 쏟아짐. 당신들의 천국을 다시 보려고 책꽂이를 확인하니 이 틀전 미국으로 책 한박스 보냈는데 그 안에 넣은게 생각남. 이청준 선생님 책들중 읽지 않은 책들 다 사고 싶은 충동에 휩싸임. 하지만 지금 이번에 와서도 너무 많은 책을 샀고 1월달에 동생 결혼하면서 내 짐들 다 빼야 하는 상황이라 시댁에도 좀 갖다 놓고 미국에도 제법 보낼 예정이라 나중에 다시 생각하기로 함.

02:20
자야겠다고 맘 먹음. 씻고 와서 오빠랑 통화 잠깐 하고 누웠는데 흥분한 가슴때문에 잠을 못자고 뒤척뒤척...

03:00
못자고 있다가 화장실 다녀와서 시계를 보니 3시5분... 화곡에서 수업한거 필드노트 못쓴게 생각남. 수업 준비야 했지만 한번 더 살펴봤어야 했는데 이를 어쩌나.. 걱정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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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0
기상. 외출준비. 아침식사 등등

09:30
외출. 또다시 일상. 오늘도 양쪽에 무거운 가방 2개를 짊어지고 행복하지만 조금은 피곤한 일상이 시작됨.
하루종일 있었던 일은 복잡해서 생략.. (사실 앞에 부분 쓰느라 시간을 생각보다 많이 써서...)

20:30
집에 도착. 생각해보니 방에 전구나간거 안 사놓은게 생각남.
접히는 식탁의자 갔다놓고 전구 풀다가 의자가 접히면서 그 의자 사이로 무릎이 끼어 들어가고 땅바닥에 쓰러짐. 무릎이랑 등이 무지하게 아파옴.

20:45
동네 전파상에 갔더니 문을 닫음. 그냥 다시 집으로 돌아옴. 3만원내고 다니는 동네 동사무소 헬스에 가야 겠다고 맘 먹음. 사실 끊어놓고 바뻐서, 혹은 집에 늦게 들어와서 툭하면 결석중임.

20:55
헬스 앞에까지 갔다가 운동화 안 들고 온거 생각함. (밖에서 신던 신발을 갖고 들어가지 못하는 시스템. 운동화를 따로 들고 다녀야 함. 기구안에 흙 들어가서 고장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함.) 다시 집으로 가서 운동화 들고 옴.

21:05
다시 헬스 옴. 엘리베이터를 같이 탄 복부인처럼 생긴 아줌마 둘이서 어제 교육감 선거 결과 너무 잘됬다고 호들갑 떠는 걸 구경함. 갑자기 몰려오는 짜증.. 나보다 한층 밑에서 내리는데 나도 모르게 두 아줌마 뒷태를 노려보며 "두고봐라. 후회할테니" 중얼거림.

21:50
헬스 문 닫는 시간. 집으로 돌아옴.

22:00
샤워

22:20
엄마가 틀어놓은 "태양의 여자" 보면서 프린터 잉크 리필하고 배달된 책들 정리.

23:00
11월달에 있을 학회 등록 (NCA). 미국 은행 업무 처리.

23:30
갑자기 노다메 칸타필레 OST 가 듣고 싶어짐. 틀어놓으니 마음을 진정시켜줄, 편한 잡글이 쓰고 싶어짐. 블로그에 "어제부터 오늘까지..."란 제목 달고 글 쓰기 시작. 중간중간 오빠랑 통화하고 엄마가 불러서 잠깐 얘기하고... 계속 글 씀.

8월 1일
0:33
쓰다보니 날이 바뀜. 어제부터 밀린 필드노트 작성하고 수업준비하기 위해 이제 그만쓰기로 맘 먹음.
내일 아침은 6:30에 일어나야 하는 날... 푹 자고 싶다면서 할일도 많은데 블로그에 글 쓴게 이제서야 후회됨.

오늘도 아마 많이 늦게 잘듯... 에휴... 내일 아침에는 또 어떻게 일어냐아 할지...
기대했던 것 처럼 기분도 별로 좋아지지 않음.  
대한민국.. 너 정말... 에휴...

언젠가도 썼지만
이젠 정말 어디에 살던지 이땅을 떠나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살고 싶다는... 그런 도피성 이민이 자꾸 땡김... 그런 생각하는 나 자신이 밉게 느껴짐.

이글을 그만 쓰겠다고 맘 먹음.


결혼기념일...
밑의 글을 쓰다보니 벌써 6/25이 되었다. 바로 내 결혼기념일이다.

내가 태어나서 가장 잘한일은 다우미 오빠랑 결혼한 거다. 진정한 나를 찾게 도와줬고 나를 사랑하게 도와줬고 바닥을 기어다니던 자신감도 우리 신랑이 회복시켜줬다.

같이 살면서도 이런 사람이 내 신랑이라는게 너무 신기하다. 로또에 1등으로 당첨되도 이렇게 좋지는 않을 거 같다. 어쩜 이렇게 나와 모든게 딱 맞는... 대책없이 이기적인 나에게 더없이 착하고 훌륭한 신랑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는지... 오빠와 살면서 하나님일 날 편애한다는 생각도 여러번 했다. 다들 결혼하면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다는데, 난 왜 3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 마냥 좋기만 한건지... 단점이 보이긴 커녕 아직도 새로운 장점들만 계속 보이는 건지... 이런 대단한 남자를 왜 하나님은 그 많고 많은 여자들 중에 나에게 주셨는지...

밑에도 썼지만 요즘 난 그 어느때보다 대한민국에 있는게 힘들고 괴롭다. 하지만 한가지 확신하는건 지금 오빠가 함께 있었다면 이 먹먹한 답답함을 조금은 더 쉽게 넘길 수 있었을 거란 사실이다. 천군만마 같은 짝꿍이 없으니 상실감은 더욱 깊어만 가는 거 같다.

나 때문에 첫 해를 제외하고 결혼기념일을 늘 혼자 보낸 불쌍한 남편.. 과분한 사랑을 너무 많이 주는 고마운 남편... 나랑 결혼해줘서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이렇게 행복하게 살자...

사랑해~~~~


Ph.D. Candidate 이 된날…

어제 논문 proposal defense 가 있었다.

많이 떨었고 긴장했었는데 무난히 넘어갔다. 분위기도 괜찮았던 것 같고, 교수님들 말씀으로는 내가 교수님들 질문에 대답도 잘 했다고 하셨다..

한국에서 가르칠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어오라고 하긴 하셨지만 그거에 상관없이 통과시켜주셨고, 끝나고 나서는 John Lent 교수님이 맛있는 점심도 사주셨다. (오빠와 함께 갔다.)

Defense
끝나고 과 건물 1층으로 오니 defense 내내 거기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다우미 오빠가 가방에서 낑낑거리며 선물과 카드를 꺼내더라. 세상에... 생각도 못했는데... 며칠 전 내가 Lent 교수님 댁에서 RA 일 하는 동안 혼자 가서 구입했다고 한다. 이쁜 Wireless Presenter 였는데 모양도 이쁘고 앞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거 같다. 카드에도 이쁘고 사랑스러운 말들만 가득 써 놨다. 고마운 남편.. 사랑스런 남편.. 날 너무 사랑하는 남편.. 선물을 받고 카드를 읽는데 눈물이 났다.

하나님은 늘 내 능력보다 내 노력보다 항상 더 큰 것들을 내게 허락해 주셨다.
부족한 내게 너무 완벽한 남편을 주셨고..
배워야 할게 너무 많은 나에게 훌륭한 선생님들을 허락해 주셨고...
아직 박사라는 호칭으로 불리기에는 모르는게 너무 많고 학문적 소양과 기본이 부족한 내가 이제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언젠가 박사가 된다는 것이 오늘 기정사실이 되어 버렸다.

그저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내 능력과 노력보다 더 큰 것들을 허락하실지 모르겠지만... 이젠 내가 갖고 있는 것에 걸맞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암튼 기분은 참 좋다.



이제는 oral defense...

종합시험도 패스했고..
프로포잘도 이만하면 괜찮다 하시고 (아직 수정해야 할 부분이 꽤 남았지만...)

이젠 proposal defense 차례다.

5월 20일 9:30-11:30...
이 시간이 지나면 Ph.D. student 에서 Ph.D. candidate 이 될 수 있기를...

근데 너무 떨려...



Pittsburgh 에서..

학회때문에 지금 Pittsburgh 에 있다.

지금즈음이면 프로포잘 다 끝났을 줄 알고 와서 푹 쉬려고 기말때문에 오빠가 함께 오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이틀 밤이나 머물 계획을 몇달전에 세웠더랬다. 호텔 비행기 다 그렇게 예약했는데..
교수님들께서 이렇게 마지막까지 쓸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시다니... (원래 내가 계획한 날짜에 defense 하려면 벌써 draft 가 나와서 교수님 feedback 받고 final 쓰고 있어야 한다.)  사실 내가 얼마나 무모한 계획을 세웠었는지 지금 돌아보니 알듯 하다..

아직 프로포잘을 한참 더 써야 하기에 (첫 draft 를 7일까지 지도교수님께 드리기로 함), 오면서 고민을 했다. 첫날밤은 학회준비하고, 그담날 발표하고 그리고 뭐할까? 호텔에서 프로포잘을 써야 하나? 아님 그냥 원래 계획대로 휴식???

비행기안에서 고민을 좀 많이 했는데, 종합시험도 끝났고, 패스 했다는 결과도 나왔고, 지금까지 주욱 달려왔는데 반나절 정도는 나 하고 싶은거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오후, Carneigie Science Center 와 The Andy Warhol Museum 에 다녀왔다. 원래는 The Andy Warhol Museum 에만 가려고 했는데 금요일에 5-10 PM 에 가면 가격이 절반이라고 해서 (거기다 난 대학교 학생증이 있어서 더 할인받았다. 딱 4불 냈음)  오후에는 Carneigie Science Center에, 저녁 먹고 나선 The Andy Warhol Museum 에 갔다.

혼자 이렇게 돌아다닌게 참 오랜만인데, 바로 어제까지 계속 붙어 있던 오빠가 참 보고싶더라..
그리고 음악을 들으면서 많이 걸었는데 낯선 곳도 익숙한 음악을 들으며 다니니 처음와본 피츠버그가 참 익숙한 곳인듯 느껴졌다. 음악속에는 시공간을 초월해 마음속 깊이 울림을 주는, 놀라운 힘이 있다.

Carneigie Science Center 도 재미있었지만 Andy Warhol Museum 이 특히 좋았다. 이 사람이 뉴욕에서 워낙 유명하게 활동해서 몰랐는데 오늘 보니 피츠버그에서 태어났더군. 대학도 카네기 공대 나오고..  사실 뉴욕 구겐하임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계신 오빠 사촌누나인 민정언니 덕분에 작년 여름에 구겐하임 간 이후 한번도 전시회며 박물관이며 가보지를 못해서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앤디 워홀 박물관있다는게 가슴이 떨릴 만큼 좋았는데..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앤디 워홀 작품 뿐 아니라 그의 감각을 물려받은 듯한 다른 작가들의 좋은 작품들도 많아서 더더욱 좋았다.  

사실 앤디 워홀이 원래 그렇게 좋아하던 아티스트는 아니었지만 그냥 지나칠 법도 한 일상의 여러가지 모습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잡아낸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 내 삶을 그리고 우리 가정을 좀더 가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목표만 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좀더 많이 누리고 깊이 느끼는.. 하루하루를 fully grasp 하는 그런 삶 말이다.

단 하루도 허투루 그냥 보내지 않고 그 속에서 내가 경험하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으로 받아들이고 싶고 또 그런 과정속에서 쑥쑥 자라고 싶다.  꼭 무슨 작품으로 표현되야만 삶이 예술이 되는 건 아닐 것이다. 삶 속에서 아름답고 좋은 것들을 깊이 누리고 그 순간순간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감정과 생각들에 집중하고 또 그 감정과 생각들이 건강하게 삶속에서 표현되도록 한다면, 그게 바로 예술이 아니겠는가..



라스베가스 여행~

오빠와 당일 치기로 다녀온 "소풍" 수준의 여행을 빼고..

숙박을 겸한 여행은 (시간순..)
1A.
신혼여행 -  (2005. 6)
1B.
신혼여행 - 태국 (2005. 6)
 2.  
아틀란타 (2007. 4)
 3. 
랜캐스터 (2007. 7)
 4. 
라스베가스 여행... (2008. 4)

이 되겠다.
남들은 "꿈같은 신혼여행" 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물론 우리 신혼여행도 꿈같이 황홀하고 좋았지만,

함께 여행을 하면 할수록 더더욱 그 여행이 기쁘고 행복하고 즐겁다. 첫번째 여행보다는 두번째가, 두 번째 보다는 세 번째 여행이더더욱 많고 깊은 행복한 기억들을 남겨주는 거 같다.
바쁜 와중에 무리해서 학회를 핑계로 오빠와 함께한 이번 여행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했다.
함께 보내는 일상도 더없이 소중하지만 이렇게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곳을 함께 경험하는 그 순간순간이 얼마나 기쁘고 좋은지 모른다.

앞으로도 많이 남은 우리가 함께 할 시간..  
지구 구석구석 모두다 함께 가봐야지...
하나님께서 이땅에서 허락한 시간동안.. 마치 숙제하는 기분으로...
다르게 창조하신 사람들, 자연들, 사물들... 다 보고 느끼고 누리고 그리고 그 땅 위에서 그 영혼들을 위해 최소한 한번씩은 기도하고... 그리고 난 뒤에 이 땅을 떠나고 싶다.

그나저나 라스베가스 가서 2 3일동안 도박에 딱 8불만 쓴 사람은 아마 우리밖에 없을 듯...  



2번째 종합시험을 보면서 느낀건...
내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 거다.

밤 한번 샜더니 체력이 받쳐주질 않는다.
사실 나같은 외국인이 48시간안에 어찌 잘거 다 자면서 20-25장을 쓸 수 있겠나.. 밤이라도 새면서 써야지..

난 내가 나이 80 할머니가 되도 넘치는 열정에 밤을 지새가며 내 일들을 할줄 알았는데..

30도 안되서 벌써 밤새는게 버겁다니...

내 맘속의 열정은 20대 초반의 그것보다 더 타오르는데...
몸은 나이를 속이질 못하니..

몸을 앞서는 이 열정과 감성이 살짝 서운해지려고 한다.
(이번에야 열정과 감성이 아닌, 셤때문에 어쩔 수 없는 밤새기 였지만...)

한때 밤과 새벽이 동시에 나와 친해지려고 해서 잠도 잘 안자며 넘치는 에너지를 늦은밤에 자고 새벽에 일어나며 늦은밤의 감성과 이른 아침의 열정에 미치도록 행복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 밤은 그만 안녕하고 새벽하고만 친해져야 할 듯...

나도 늙어가고 있다.


취향분석

정현선 교수님 블로그 갔다가 발견한 취향 분석 웹사이트다. (교수님께선 제자 블로그에서 발견하셨단다.)
www.idsolution.co.kr

맞는 부분이 제법 있다.
특히 "무엇이든 쉽게 질리는" 것과
"줏대없는 따라쟁이"들 싫어하고 유행따라 옷입고 머리 바꾸는 거 싫어하는 나의 성향이 그대로 나왔다.
소설이건, 시건, 노래 가사건, 그림이건, 만화 건, 알기 어렵게 꼬아 놓으면 기분 나뻐하는 것도 비슷하고...

재밌네..

참고로 대학 1학년때 한 MBTI 는 ENFJ 가 나왔고 (10년전이여서 지금 하면 다르게 나올 수도 있다), 작년에 교회에서 한 에니어그램은 3번이 나왔다.




톡톡튀는 참신한 키치 예술 취향


당신에게 뻔한 것, 따라하기, 지루한 것은 죄악입니다.

당신은 새로운 것을 찾고 독특함을 개발하고 싶어합니다. (항상 그런건 아니겠지만) 다들 따라하는 패션, 누구나 흥얼거리는 노래, 너도나도 사보는 베스트셀러, 아줌마들이 떠들어 대는 연속극, 모두 신물 나는 것들입니다.

이제 당신은 갓 찍어낸 붕어빵처럼 똑같은 노래, 똑같은 드라마, 똑같은 성형수술 연예인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좀 건방지거나, 좀 못 생겼거나, 아니면 심하게 시대착오적이라도, 당신 머리 속을 상쾌하게 만들어 줄 참신하고 개성있는 '물건'을 만나고 싶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롤의 이 정체불명 괴상한 이야기는 당신의 취향과 일맥상통합니다.

당신은 너무 직관적인 것만 찾을 뿐 도통 좋아하는 것에 기준이 없다는 비난을 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특이한 걸 좋아하긴 하지만, 뭐가 얼마나 어떻게 특이해야 좋은지 당신도 잘 모를 겁니다. 

당신에겐 대중이 찾지 않는, 음지에 숨은 보석을 발견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우수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 아무도 안본 최고의 독립 영화 등 숨은 진주를 찾아내 사람들에게 알리는 문화 메신저의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
참신하고 희귀하고 독창적이면 당신은 가리는 것 없이 좋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특이한 그림이나 소설은 싫어할지도 모르고, 지겹게 듣는 대중가요 중에도 뜻밖에 당신 취향에 맞는 곡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솔직히 저희도 당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에 어떤 기준이 있을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기본적으로 무엇에든 쉽게 질리는 경향이 있거든요. 바로 이런 쉽게 질리는 성격 때문에 당신은 끊임없이 더 새롭고 더 창의적인 것을 발굴해 나갈 겁니다. (어쩌면 계속 새로운 것을 찾는 것마저 질려 버릴 수도 있습니다.)

아래의 유명한 "앱솔루트" 광고는 당신 같은 취향을 위한 대표적인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저주하는 것
당신은 줏대없는 따라쟁이들이 제일 싫습니다. 어떤 옷이 유행한다면 우르르 따라가 몸에 걸쳐 보는, 무슨 영화가 잘 팔린다고 친구들과 몰려가 감상하는, 그런 개성도 없고 주체성도 없는 나방떼 같은 사람들도 싫고, 그런 사람들이 좋다고 떠받드는 가수도 배우도 드라마도 너무 싫습니다.  

당신은 알기 어려운, 직관적이지 않은 것도 싫습니다. 소설이건, 시건, 노래 가사건, 그림이건, 만화 건, 알기 어렵게 꼬아 놓으면 기분 나쁩니다. 논리와 철학으로 어렵게 만든 글이나 그림은 무책임합니다. 독자들에게 불성실하거나, 지적인 척 잘난 척하려는 속물 근성 때문일테지요. 괜한 절제와 통제, 근엄함과 엄숙함, 쿨해 보이려는 냉정함은 이런 속물 근성의 한 부류일 것입니다.



어제 받은 이메일...
February 8, 2008


Dear Jiwon Yoon,

Congratulations.  Your paper was selected for presentation at this year's Broadcast Education Association meeting.  Your paper also received the highest ranking by the judges so will be awarded a first place prize at the meeting.  Attached you will find a score sheet summarizing your scores and with the judges' comments.

This year's research in progress competition of the Research Division was particularly competitive.  The competition judges had a formidable task selecting award winners from so many fine proposals.

The conference will meet in Las Vegas from April 16-19, 2008. The date of your presentation has not yet been determined, but will be by February 15th, 2008.  At that time, I will send a notification via email to let you know.

Congratulations on this early recognition of your research in progress.

Best,

Connie Ledoux Book, Ph.D.

Research in Progress Competition Ch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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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페이퍼 내고 엄청나게 후회를 했다. 내가 미쳤지.. 이렇게 중요한 학기중에 학회를 이렇게나 많이 가다니.. 그래도 더 늦어지면 써 놓은 페이퍼들 발표도 못하고 시간이 가버릴까봐 BEA, ECA, ICA 에 냈는데 결국 3군데 다 가게 됬다.  당장 졸업하는 건 아니지만 계획대로 가을에 아기라도 생길까봐 아껴뒀던 페이퍼들을 나름 다 푼거라 하겠다.  배불러서 학회다니긴 싫으니까..

이렇게 되면 5월 중순에 논문 proposal 디펜스 하려면.. 종합시험 보는데 2주 걸리니까 4월 초에 종합시험 봐야 하는 상황... 4월 1-14일까지 종합시험보고 라스베가스 가서 살짝 쉬고, 발표하고, 상받고 ^O^ 돌아와서 열심히 논문프로포절 마무리 한다음에 5월 초에 ECA.. 다녀오자마자 디펜스 하고 ICA.. 그리고 한국 가서 현장연구..

막막한 학기를 보내고 있는 나에게.. 이 상은 위로이자 격려인듯 하다.
그나저나.. 이번 학기를 도대체 어떻게 넘길련지..


벌써 5년이라니...

2002년 10월 17일. 목산교회 편집실에서 그를 처음만났다.
편집의 특성상 편집기에 일 시켜놓고 기다려야 할때가 많았는데, 그때 참 많은 이야기를 했다.
당시 만난 곳은 목동, 내가 살던곳은 삼성동..
교통편이 복잡해서 전철끊기기 전에 가겠다고, 다음에 다시 오겠다고 했더니 하던거 마져 하고 가라고 그가 날 잡았다. 집까지 데려다준다고. "삼성동까지요?" "응, 데려다 줄게. 마져 하고 가." "어차피 오늘 끝내지도 못할거 같은데 다음에 다시 올게요." "그래도 최대한 많이 해놓고 가면 좋잖아." 그렇게 날 설득하던 그의 말대로 난 새벽한시까지 거기에 있었고 그는 삼성동까지 날 데려다 주었다.
주위에 owner driver 가 거의 전무하던 시절, 밤늦게 승용차 앞에 앉아 서울밤거리를 달려본게 태국으로 떠난 이후로 처음이었으니까 8년도 넘게 난 서울야경을 버스가 아닌, 자가용안에서 본거다.  편집하면서, 그리고 차안에서 말이 참 잘 통했다는거.. 그리고 그날 본 야경이 참 이뻤다는 거.. 너무 이쁘다고 흥분하는 나를 참 재밌게 그가 쳐다봤다는게 기억이 난다.

그후로 편집때문에, 그리고 원본 테잎을 받으러, 그렇게 몇번을 더 만났고 통화도 몇번 했다. 업무적인 이야기 말고도, 사는 이야기, 세상이야기, 신앙이야기 등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너무 괜찮은 사람인듯해서 내 친한친구를 소개시켜주려고 했었더랬다.  소개팅하라고 설득하던 (전화로) 나에게 그가 내던진말... "난 네가 좋은데 넌 왜 자꾸 네 친구를 소개시켜주려고 하니?"

훗.. 사귀자는 오빠의 말에 o.k. 를 하기까지 3주도 더 걸렸었다.
막상 사귀고 나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이회창을 지지한다는 말에 너무 충격을 받아 대선 다음날 그에게 헤어지자고 까지 했었다.  (지금생각하면 웃기지만 당시 나의 충격은 엄청났다.) 하지만 그는 날 붙잡았고.. 그렇게 몇번의 크고작은 위기를 넘기고 난 유학을 갔다. 

유학을 갈때만 해도 이 사람과 언제까지 사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근데 몸은 멀어져도 진심은 이어졌다.  워낙 결혼이란 제도에 불신이 많았던 나였고, 또 35살전에는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나였기에 결혼직전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지만..
결국 26살에 "이 사람이었기에" 유부녀가 됬고..
"이 사람이기에" 지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결혼하면 남자들이 많이 변한다던데..
울 신랑은 결혼하고 나서 더 착하게, 더 신실하게, 더 멋있게 변한 케이스다.
그와 함께 하는 이 순간이 너무 감사하고, 내가 태어나서 만났던 그 누구보다, 그리고 그 어떤 위인보다 울 신랑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결혼하고 2년이 더 지난 지금.. 매일매일 그가 더 좋아진다.  그와 삶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시간을 함께 하면서.. 이제껏 살아보지 못한 또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느낌이다.

살아있다는 것이, 그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그리고 그와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이 미치도록 좋다.  연애할때보다 결혼하고 나서, 결혼초반기 보다 지금이, 그를 더욱 사랑하는 나 자신을 본다.
앞으로 50년, 아니 죽고나서까지도.. 영원을 함께 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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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대한 욕구는 삶에 대한 애정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 남기고 싶은 순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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