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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0   Dr. Yoon! 9
2010.06.01   투표를 할 수 있다는 것...
2010.05.27   미국이 뭐라고... 1
2010.05.22   타디스가 있다면...
2010.05.21   닥터를 떠나보내고... 2
2010.05.14   가장 찬란한 순간... 5
2010.04.22   너무 분해서.... 2
2010.04.10   그렇게 사는 것...
2010.04.05   지진...
2010.04.02   짜증 지대로...


Dr. Yoon!

기나긴 여정이 드디어 끝나고 드디어 Dr. Yoon 됬다. 박사과정 5년만이다!

논문 제출하고, 논문속에 나름 자신 없는 부분들이 있어서 디펜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자신도 놀랄 만큼 디펜스 말이 너무 나왔다. 교수님들이 질문하는 것들, 지적하는 분들을 받아 치고, 무사히 통과했다. 그것도 No Revision 으로!!!!! 스스로도 믿을 없는 결과이고 지도교수님도 깜짝 놀라셨다고 한다. 지도교수님이야 계속 읽으면서 피드백 주셨고 완성본 읽고 피드백 주시고, 내가 고친걸 처음부터 다시 읽고 피드백 주셔서 내가 수정하는 2번이나 거쳤으니 그렇다고 하지만, 다른 교수님들까지 그렇게 순순히 통과를 시켜 주시다니!!! 연구실 동료이자 박사과정 동기인 켈리말로는 거의 전례가 없는 경우일 거라고 했다. 자긴 디펜스 많이 다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면서나도 이런 경우는 처음 들어본다. 보통 작은 revision 이라도 요구하시는데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거지? 교수님들이 디펜스 끝나고 보내주신 이메일들에 논문에 대한 커멘트 보단 디펜스에 대한 칭찬이 자자한걸로 봐선 아무래도 논문의 부족한 부분을 디펜스로 커버했나 보다. 결국 디펜스 라는게, 논문에서 내가 이런 식으로 논문을 것에 대해 항변하고 변호하는 거니까

 내가 우리 과에서 정말 똑똑하다고 생각했던 미국친구들중 한명이 최근에 종합시험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에게 벌어진 일들이 더더욱 믿기 어려워졌다. 내가 박사과정 2년차였을때 당시 1년차였던 친구와 수업을 들으면서, 얼마나 자신이 작게 느껴졌었는지일년 공부했다는게 부끄러울 정도였다. 그런데 친구가 종합시험에 2번이나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내가 여기까지 있었는지 믿을 수가 없어지더라.  정말 능력으로 온게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라는 부인할 수가 없다.

그리고 공간에 언급한 적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적은 없는 같은데, (썼을 수도 있다. 가물가물…) 2010 가을학기부터 시카고에 있는 Roosevelt University 조교수로 일하게 됬다. 사실 이것 때문에 완전 벼락치기로 논문 거였다. 그래서 논문에 자신이 없었고

8 15일까지 박사학위 받으면 assistant professor (tenure-track), 받으면 full-time lecturer ( 경우는 박사학위 받고 나서  다시 tenure-track assistant professor 전환시켜 준다고는 했다.) 임용한다는 계약 때문에 완전 미친듯이 논문 썼었다.  박사가 되던 안되던 임용되는 거엔 변화가 없었고 나중에 조교수로 전환시켜 준다고 했지만, 시작 연봉차이가 제법 났다. 다우미 오빠가 논문 쓰기 싫을 마다 연봉차이를 생각해 보라고 만큼~ ㅋ아빠도 contract letter 보시더니 힘들더라도 논문을 마무리 해야 겠네라고 하셨다.

요즘같은 상황에서 나에게 직장을 만으로도 너무 고마운 Roosevelt U. 이지만, 그것 말고도 지금까지 나에게 해준 보면 완전 감동이다. 사람들, 아직 시작도 안한 나의 마음을 따뜻하고 황송하게 만들어준 순간들이 여러번 있었다. (혹시 나중에 시간되면 적어봐야지…)

 박사도 받았고좋은 사람들과도 함께 일하게 됬고학교 위치도 좋고 (시카고!!!)… 남편도 (당장은 아닐 있지만) 함께 있는 곳이고

모든 일이 바라는 대로 풀리니까 만큼 마음의 부담감도 커진다. 능력과 노력 이상의 것들을 계속 받으니 은행에서 빚을 기분이다. 언젠가 갚아야 하는 그런 담보도 없이 받았지만 알아서 형편것 이자도 쳐서 갚아야 하는 빚이 너무 많이 생긴 같다.

암튼, 이젠 쉬고 싶다. 이번 여름, 학회에, 학기 수업 준비에 (그래도 수업준비는 과목만 하면 된다~~~ 올레~~~), 이사까지 정신없겠지만 잠시 남은 캘리포니아에서의 생활, 즐겨봐야 겠다. 주말마다 오빠랑 이곳저곳 다니면서 이곳 구석구석을 눈과 마음에 차곡 차곡 채워서 담아가야지논문에 치여 힘들었지만 그래도 휴양지 같았던 이곳에서의 시간이 점점 끝나가는게 너무 아쉽다.




투표를 할 수 있다는 것...



투표하라고 쉬는 날, 여기저기 놀러가려고 했다면  
당신들이 아무생각없이 포기한 투표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서 속이 뒤집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기억하고...
꼭 투표하시길...

아직까진 한국 국적 가지고 있는 우리 부부,
투표도 못하는데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우리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후원금을 보냈다.
요즘 이것저것 돈들일이 많은데, 맘 속에서 생각나는 금액이 적지 않은 액수라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투표도 못하는데 이정도 무리는 해야 할 거 같아서 보내버렸다.
그래.. 표는 못 주지만 돈으로라도 우리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힘을 보태줄 수 있다면 된 거겠지.. 하는 마음으로 보냈다.

솔직히 아깝다는 생각 전혀 안 든건 아니지만,
누구에겐 한달을 뼈빠지게 일해도 벌 수 없는 돈,
누구에겐 생계가 걸린 이 액수의 돈, 
(하지만  그 누군가는 가방 하나 간신히 살 만한 액수의 돈)

우리 부부에게도 큰 돈이지만 그래도 우린 그 돈 없다고 당장 굶는 것도 아니고 렌트 못내는 것도 아니니
마음 가는 액수를 보냈다.

중간에 대학은 한국에서 다녔지만 청소년 시기 부터 외국에서 살면서 겪어본 교민들의 실태를 알기에
외국에 사는 교민들에게 투표권 주는 건 절!대!반!대! 이다.

하지만 투표, 너무 하고 싶다.
솔직히 아직까진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 전혀 없고 
한국에 있는 이들이 특별히 부럽지도 않지만
자기 나라에 살면서 투표를 할수 있다는 거는 정말 부럽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투표권가지신 분들....
제발, 투표들좀 하시길....


미국이 뭐라고...

미국이 무슨 절대선도 아니고,
실업자 넘쳐나고 나라적으로는 빚더미 위에 앉아 있는 나라인데,
이 상황에서 당연히 북한이 했다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할까?
얼마나 좋은 기회야~ 전쟁이라도 난다면 미국에겐 경사겠지.
개인적으로 오바마 지지했고, 오바마 대통령 된날, 우리 부부 케잌까지 사고 방방 뛰었고, 지금도 응원하고 있지만,

개인 오바마 이기 이전에 지금 그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통령이다,  
정치인 오바마가 유대인들 앞에 서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련해서 떠들어댔던 헛소리를 생각해보면,
이렇게 북한이 했다고 몰고 가는거, 놀랍지도 않다.

난 아무리 봐도,
북한이 위기가 아니라.
이명박 같은 인간을 대통령으로 뽑는 국민들과 1번이라고 써 놓고 우겨대는 그놈들이 더 위기로 보인다.

추천할 만한 CNN 링크 하나.
http://www.cnn.com/video/#/video/world/2010/05/24/intv.korea.torpedo.sanctions.cnn

처음엔 광고 나오는데 하나만 넘어가면 바로 인터뷰 나온다.
이 교수님도 조중동같은 곳에선 빨갱이라고 하려나?



타디스가 있다면...





하루종일 노무현 대통령께서 쓰신책과 그 분에 과한 책들을 읽었다. 그냥.. 지금 아니면 시간이 안 날 거 같아서.. 그분께서 떠나신 날도 다가오고... 

아마 나에게 타디스가 있었다면 내 파트너로 다우미 오빠를 태우고 노무현 대통령을 찾아가서 만나뵙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듣고, 그 다음에는 MB 같은 인간과 그 사람을 지지하는 사람이 다른 우주에서 살고 싶다. 요즘 북한이 했다고 엉터리 시나리오 들고 나오는 거 보면서 정말 내가 아는 모든 욕이 다 나온다.

평행 우주에 가면 그런 것들이 좀 없으려나?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살 수 있는 닥터가 부러워~~


닥터를 떠나보내고...
바로 밑에 남푠 사랑한다고, 울 신랑 최고라고 난리치자마자 딴 남자 사진을 올리긴 좀 그렇지만...

그래도 닥터를 이렇게 보낼 수 없어서...









David Tennant 가 닥터로 나오는 마지막 에피소드를 이제서야 봤다. 애인 떠나보내는 것 처럼 마음이 아프다. (남편 쏘리~ 그래도 서방에겐 요조와 카라가 있잖어~~~~) 

닥터후는 영국의 국민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아주 오래된 SF드라마인데, 시간과 우주를 여행하는 닥터들이 스스로를 리제너레이트하며 다른 닥터들로 바꿔간다.
1963년도에 시작된 드라마로 90년대 중반에 끝냈다가 2005년도에 Christopher Eccleston 로 다시 시작하여 한 시즌을 훌룽하게 마감하고 David Tennant가 시즌 세개나 끌고 갔다. 난 예전건 본적이 없고 Christopher Eccleston  이 닥터로 나온 것 부터 봤다.

사실 실제로 David Tennant가 도나와 함께 이끌어 가던 시즌은 제작년에 끝났고 작년에는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때 특집으로만 나왔는데, 작년 크리스마스가 David Tennant의 마지막회였다.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울 부부 동부에서 서부로 대륙횡단중이었기에 볼 여건이 안되었고, 올 초부터 언제든지 맘 먹으면 볼 수 있었지만, 떨려서 도저히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마지막 회를 보고나면 이제 정말 닥터와 작별을 고해야 하니까. 이 다음 닥터인 Matt Smith 가 난 아직도 다음 닥터로 인정이 되질 않는다.

논문 제출하고 나서도 벼르고 벼르고 또 벼르다가
며칠전 봤는데... 아... 정말 너무 슬펐다. 정말 작가들이 David Tennant을 얼마나 좋아했으면 저렇게 멋지게 시즌을 끝내게 해줄까... 마지막에 로즈, 마싸, 도나, 캡틴을 각각 찾아가서 만나는 모습에 정말 가슴이 미어지는 거 같았다. 다우미 오빠도 그러더라. 어쩜 저렇게 끝을 멋있게 끝내주냐고. 아... 도대체 난 David Tennant 가 아닌 닥터를 상상도 할수 없다.


결국 허전한 마음을 달래고자 Doctor Who 의 spin-off 인 토치우드 (Torchwood) 를 보기 시작했다.






시즌 1과 3은 예전에 다 봤는데 시즌 2는 보다 말았었다. 이것도 시즌 4가 안 나올거란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아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토치우드에는 David Tennant  만큼 멋있는 캡틴잭이 나온다.  





죽지 않는 타임 에이전트인 캡틴 잭. (본명은 John Barrowman). 닥터후에 한번 나올 예정이었던 캐릭터였는데 시청자들의 열렬한 반응과 요청에 뒤에도 꾸준히 나왔고 결국 캡틴잭을 주인공으로 한 spin-off 까지 나온거다. 난 볼때마다 탐크루즈가 생각나는데 개인적으로 탐크루즈보다 John Barrowman 이 더 좋다.


실제로 게이인데, 내가 아는 게이들 중 최고로 멋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도 이렇게 멋진 게이배우들이 좀더 수면위로 드러나서 사람들이 게이에 대한 이상한 고정관념을 깰수 있었음 좋겠다.

그나저나 미국에서 토치우드 미국판을 만든다고 해서 엄청 기대중이다. 제작진도 같고 John Barrowman 도 그대로 나올 듯... 미국이라는 설정때문에 이상하게 끌고 갈까봐 걱정이긴 하지만 솔직히 캡틴잭만 계속 나온다면야, 미국이 아니라 그 어느나라에서 만든다고 해도 난 감사할 듯... 가능할 진 모르겠지만 시즌 2와 3에서 그웬과 잭만 남기고 다 죽였는데 토치우드에서 관리하는 외계 기술을 동원해서라도 다른 팀원들 다 살려내고 시즌 1의 구성 그대로 나왔으면 좋겠다. 뭐... 당연히 그렇게 안 하겠지만...



-
오빠와 닥터후와 토치우드 볼때마다 했던 이야기인데,

영국드라마는 닥터후와 닥터후 제작진들이 만든 토치우드밖에 보질 않아서 다른 영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인형같이 이쁜 여배우들만 나오는 한국드라마나 여자의 섹시미만 너무 강조되는 미국드라마보다 최소한 닥터후와 토치우드는 정말 옆집에 살 것 같은 제법 평범한 외모의 배우들이 나와서 너무 좋다. 한국이었다면 주인공 친구 아님 언니나 동생 역할로만 나왔을 법한 로즈나 도나가 이렇게 매력적으로 나올 수 있다니... 정말 제작진들의 가치관이 너무 바르다고밖에... 그!러!나!

Matt Smith 가 다음 닥터인건, 시청자를 배려 안해줘도 너무 안해준거 같다 -.- 에효... 43살의 캡틴잭이나 39의 David Tennant 보다 더 늙어보이는 27살 닥터라니....  이번 닥터도 계속 보면 좋아질까?


가장 찬란한 순간...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아직 모르는 사람들은 모르는 소식인데,

지금 난 캘리포니아 남쪽에서 살고 있고, 7월달 즈음에 시카고로 가게 된다. 다행히 남편 회사가 시카고에 지사가 있어 조만간 남편도 올 수 있을 거 같다.

지난 토요일에 교수님들께 논문 보내고, 바로 오빠 시카고 출장에 따라왔다. 놀러온거였음 얼마나 좋겠냐만은 집을 구하기 위한 동네 탐방! 근데 난 Southwest 마일리지로 비행기 표를 사고 오빤 회사에서 끊어주는대로 오다보니 따로 오게 됬다.

오빠가 먼저 도착해 있던 시카고로 그렇게 비행기 타고 혼자 가는데,
오빠가 그렇게 보고 싶을 수가 없는거다.
아침에 공항에도 같이 왔고, 이제 곧 볼 사람인데,
한참 못 본 사람처럼 막 그립고 보고싶고... 가슴이 터질 거 같았다.

생각해보면 결혼전까지 연애도 꾸준히 했고, 누군가를 짝사랑도 몇번 했었고, 고백도 많이 받아봤고, 어떤 사람이 나를 좋아했었다는 걸 시간이 흘러 알게 된 적도 있었고, 서로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도 서로 말못하던 그런 적도 있었고...  암튼 연애 사랑 이쪽으론 나도 남들 하는만큼 다 해보고 결혼했는데,

결혼 5년차에서 6년차로 넘어가는 지금 이 순간만큼 이렇게 뜨거운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고 이렇게 누군가를 열렬하게 사랑해 본적도 없다.

결혼 하고 나서, 아.. 결혼이란게 이렇게 서로를 깊이 끝까지 사랑할 수 있게 하는거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내가 생각했던 가장 깊은 사랑이, 가장 깊은게 아니었다는 걸 느낀다. 1년, 2년, 3년, 4년.그리고 5년... 오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오빠에 대해 알면 알수록 더 좋아지고 사랑하게 된다. 난 정말 진심으로 내 남편을 존경하고 사랑한다.

20대 후반, 이 사람과 함께 학교다니면서 아침에 같이 학교가고 각자 수업 미팅 등등 일 있을 때만 잠깐 떨어져 있다가 또 다시 붙어서 점심같이 먹고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고 또 저녁 같이 먹고.. 같이 집에 가고.. 이렇게 사는 내 삶이 내 인생에 최고로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오빠가 취업이 되고, 또 다른 도시에 내가 가야 할 길이 정해지면서 아.. 이렇게 좋았던 시간도 끝이구나, 나의 30대는 20대 보다는 우울할거야.. 하고 생각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때보다 더 행복하고 더 감사하고 더 벅차다. 결혼이란게 원래 하고 몇년 지나면 시시해 지는 건줄 알았는데, 시간이 흐를 수록 더 좋으니, 어서 시간이 더 흘렀으면 하는 바보같은 생각도 든다.

이번이 시카고 4번째 방문이었는데 5월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을만큼 미친 날씨와 필라델피아에서의 악몽인 비둘기들이 필리에서처럼 전철역 안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시카고에 정이 갔다. 내가 살곳이라 생각해서 그런건지, 캘리포니아 떠나는 건 아쉽지만 이정도면 기대 이상!

시카고에 살고 있는 성애언니의 도움과 인터넷 서치로 찾아낸 동네들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에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그 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또 들었다. 도시의 공기와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가슴이 벌렁거리는 거 같았다. 미국이란 큰 나라에서 동쪽에서 서쪽끝으로 옮긴 후 반년만에 또 중부로 간다는 건 귀찮은 일이지만 그래도 시카고가 나를 품어주는 거 같이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이제 곧 난 시카고로 갈거고, 잘 되면 오빠도 함께 옮길 것이고, 아니면 잠시 후에 올 것이다. (그리 먼 미래는 아닐 듯.)
그렇게 또 시카고에서 우리의 가장 찬란한 삶을 이어가겠지.  오빠랑 템플에서 학교다닐 때엔 그 순간이 영원히 오지 않을 가장 행복한 순간 같아서 눈물도 나고 시간이 흐르지 않기를 바랬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이 사람과 함께 하면 언제나 나에겐 어제보다 더 행복한 찬란한 순간이니까.


너무 분해서....

다음주 금요일까지 논문수정해야 하는데....  아직 너무 바쁜데.,..

너무 궁금해서 남편과 PD 수첩을 방금 다 봤다. 법의 날 특집. 검사와 스폰서.

무엇보다도,
강금실 법무부 장관시절 함부로 유흥을 즐기지 못했다는 부분에서... 
예전 노대통령꼐서 검사와의 대화 하실 때 직접 생방으로 보면서 기가 찼던 기억이 났다.
이놈들, 이래서 그렇게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발악을 했구나.

이런 쓰레기 같은 놈들에게 당하신 노무현대통령과 한명숙총리님을 생각하니,
내가 다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이 났다.

이렇게 시대를 앞장서 가신 분이 우리의 대통령 이셨다니...
저런 조직을 개혁하려고 노력하셨을 그 분의 절망감이 감히 조금은 이해갈 거 같다.

그리고 MBC - 대단하다. 너무 자랑스럽다. 파업, 진심으로 마음으로 간절하게 지지한다. 제발 지켜내길....  
그 PD 님, 황우석 사건도 다루신 분이고 가족들까지 엄청난 협박속에 사신다고 하던데, 우리나라에 그런 분이 계시다는게 너무 황송할 만큼 감사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현 정권에서 뭐 바뀔게 없다는게 너무 뻔히 보여서 가슴이 아프다. 답답해서 미칠 거 같다.
당연하지. 저 쥐새끼가 대통령 된거가 다 검사들이 BBK를 비롯 그냥 넘어가줘서 여기까지 온건데, MB 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겠나.  국민들앞에서 쇼 하고 넘어가겠지.

도대체가 대통령 하나 바뀌고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똘끼있는 작가가 작정하고 쓴 막장정치드라마 같다. 아마 지금 나라 돌아가는 모습들이 드라마였다면, 보면서도 뭐 저런 현실성없는 막장이 있어? 하고 욕할 거 같다.  그런데 이게 현실이란다.  역겨워서 토할 거 같다.



그렇게 사는 것...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는 그 분의 말에 가슴이 뭉클....

개자식들이 짖어대고 쥐새끼가 설쳐대는 꼬라지에 쳐다보기도 싫었던 정치판에 (멍멍아, 모독해서 미안)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분이 계시다는 거에 희망이 생긴다.

그럴만한 그릇이 되지도 않고 30년밖에 되지 않은 나의 삶은 당당하기는 커녕 부끄러운게 더 많지만,

그래도 그분처럼,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는게 인생이지만 앞으로 60년정도 더 산다고 가정했을 때, 노력하면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개새끼들은 계속 짖어대고 쥐새끼는 아직도 안잡히고 저렇게 활보하고 다니지만,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생각에 오랜만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올바르게 사는 것에 대한 꿈을 꾸게 하신것도 너무 감사...


지진...

방금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진을 느꼈다. 멕시코에서 6.9도의 지진이 났다더니 그게 여기까지 느껴진거란다. 멕시코에서 큰일은 없는 거겠지? 제발...

돈 20불 아끼겠다고 아파트 보험들때 지진항목은 포함시키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큰 실수를 한 듯... 잠깐 살거란 생각에 최대한 싸게 한다고 그런건데 내가 정신이 나갔지... 캘리포니아 사는 애가 뭔 정신으로 지진항목을 보험에서 빼다니...
지금 바꾸기엔 늦은 거 같고... 일년 약정이니 시카고 가기전에 보험을 또 들 필요는 없을테고...

따뜻하고 살기 편한 이곳을 떠나야 하는게 아쉽고 오빠에게도 미안하지만, 시카고 가면 좋은 또 다른 이유가 생겨 좋다.

그런데 아깐 정말 너무 놀랐음...



짜증 지대로...
내가 나온 대학교도,
내가 나고 자란 나라도,

아주 코메디에 쌩 쇼를 하는구나. 이건 정말 뭘 어쩌자는 거지?

아주 정떼려고 작정 하는 듯...
내가 정을 떼던 말던 니들은 상관도 안하겠지만...

이젠 화낼힘도 없고, 자포자기야. 그냥 니들 맘대로 그렇게 살아.

그냥 생각만 해도 짜증나서 싸이에서 학교 폴더 지웠어. 아마 다시는 만드는 일 없을 듯.
한국도.. 뭐 이젠 가급적이면 안가려고.

둘다 내 맘에서 떠나 보낸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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